전 MCI코리아 부회장인 진승현씨가 지난 4·13총선 직전 정치로비를 시도했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정치권이 파문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진씨의 총선전 정치권 로비 사실은 김대중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의원측이 21일 오후 "진씨와 정성홍 전 국가정보원 과장이 총선 직전 불쑥 찾아와 돈을 건네려 했다"고 밝힘에 따라 드러났다. 진씨와 정치권간에 모종의 커넥션이 있거나 적어도 정치권 전반에 대한 로비시도가 있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진씨의 로비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다른 여야 정치인들에 대한 총선전 로비설도 제기되고 있어 정치권의 긴장도는 높아가고 있다.
김 의원측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진씨와 정씨가 찾아왔지만 비서진이 차단, 김 의원을 만나지 못했다"고 부인하다가 오후들어 "만났지만 돈을 받지 않았다"며 접촉사실을 시인했다.
김 의원측은 "날짜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선거 직전 진씨와 정씨가 전남 목포의 선거 사무실로 불쑥 찾아와 돈을 주겠다는 식으로 말을 꺼냈다"며 "그러나 김 의원은 '그런 소리 말라'며 단호히 거절했다"고 당시 정황을 소개했다. 정씨가 진씨를 소개시키려 했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이 관계자는 또 "당시 주변 사람들과 김 의원 말을 종합해보면 선거운동원들이 북적대는 어수선한 선거 사무실에 두 사람이 사전 연락없이 나타났고 김 의원은 이들에게 차도 대접하지 않고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씨가 돈 가방을 들고왔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선 "돈 가방 여부는 모르겠으나 김 의원은 '그 부분은 당사자들이 더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정씨가 사표제출 전인 지난주 구명운동을 위해 김 의원을 찾아왔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찾아온 사실이 없다"며 관련사실을 부인했다.
이에 대해 정씨는 "당시 진씨와 함께 간 적도 없고 김 의원을 먼발치에서 봤을 뿐"이라며 김 의원 측근의 '직접 대면'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김 의원측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목포에 가서 김 의원을 먼발치에서 봤고 악수도 못했으며 진씨와 함께 가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진·정씨 두 사람이 굳이 목포까지 내려가 김 의원을 만나려한 배경에 대해 정치권은 여러 설을 내놓고 있다. △'아세아 종금'인수 등 진씨 청탁목적 △정치권에 대한 '보험들기' 차원의 접근 △국정원의 선거개입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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