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라고 생각하면 컬링을 못합니다. 신앙을 지키는 심정으로 합니다". 대구빙상장은 새벽 2~3시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 빙상장이 빌 때만을 기다려 심야훈련을 해야만 하는 경북의 컬링선수들 때문이다.
지난달 컬링국가대표로 선발된 경북 일반컬링팀의 이동건(25.동아대), 박재철(27.동아대), 고승완(22), 최민석(25.경북과학대), 김수혁(18.의성고)은 수년째 낮밤이 바뀐 '올빼미생활'을 해오고 있다.
이동건, 박재철은 1주일에 3일씩 부산에서 올라와 훈련에 참가한 뒤 새벽차편으로 내려가는 강행군을 하고 있고 대표팀의 막내 김수혁은 의성에서 방과후 달려온다. 고승완은 컬링이 좋아 제주에서 유학을 온 열성파다. 이들이 갖은 악조건속에서도 컬링에 혼신을 불사르는 것은 '개척자정신'때문. 구미에서는 대중스포츠로 자리잡은 컬링을 하루라도 빨리 국내에 뿌리내리겠다는 생각에서다.
선수들의 이같은 열성은 성적으로도 나타났다. 경북일반 컬링팀은 지난 96년부터 올해까지 5시즌이나 대표팀에 뽑혔다. 수년째 손발을 함께 맞춰오면서 키워온 팀워크는 어느팀도 쫓아 올 수 없는 강점.
경북컬링이 줄곧 정상을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컬링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김경두(경북과학대 사회체육과 교수) 국가대표팀 감독의 역할이 컸다. 김감독의 한발 앞선 노하우에다 해외에 맺어 놓은 인연을 활용해 자주 해외 전지훈련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김감독은 "변변한 훈련장 하나 없이 선수들에게 생고생을 시키는 것 같아 미안할 따름이다. 훈련장만 마련되면 경북이 동계대회에서 안정적으로 중.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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