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 제발 추가 핵공격만은 중지해주십시오. 이것은 모든 일본국민의 애절한 부탁입니다. 각하 제발…"시베리아개발을 둘러싸고 한국과 경제전쟁에 들어간 일본이 남북한이 합작으로 핵개발에 성공한 줄도 모르고 포철과 울산공단을 대공습, 초토화시키자 한국이 핵미사일을 발사, 혼비백산한 일본총리가 우리대통령에게 애걸하는 대목이다. 93년 출간 9개월만에 250만권의판매고를 돌파, 무명작가(김진명)를 10억대의 돈방석에 앉혔던 실명(實名)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다시금 기억에 떠오른 것은 23일자 도하 신문에 난 '미사일 날아온다. 일본열도 한때 법석'이 바로 '무궁화꽃…'에 이은 두번째 법석이란 생각이 퍼뜩 밀려왔기 때문이다.
▲22일 오후 한국 국방과학연구소가 서해상에서 실시한 사(射)거리 100㎞의 단거리미사일 발사시험을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오인, 언론들이 제주도 남쪽 300㎞ 해상에 떨어졌다고 보도하면서 일본정부는 한때 초긴장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한국측은 "한·미 미사일지침에 준해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으며 목표지점인 변산반도 서쪽 50㎞ 지점 해상에 낙하됐다"고 해명했고 일본측은 "탄도계산을 잘못했다"는 입장을 밝혀 소동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일본의 이같은 알레르기 반응의 근저엔 북한의 대포동미사일이 있고, 더 거슬러가면 '히로시마원폭'이 있다. 98년 8월의 대포동미사일은 일본열도 위를 날아 6천㎞ 거리의 미 알래스카 근해에 떨어져 일본국민이 한때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졌다 할 정도의 엄청난 쇼크였으며, 일본의 군비강화의 빌미가 됐다. 그러나 당시 한국인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둔감했던 것같다. "평화통일되면 그거 우리꺼네"하는 못난소리가 튀어나오기도 했으니까. 좌우간 이번 사건은 미사일개발이 불가능한 일본의 입장에서, 한국측의 미사일개발 자체가 못마땅한데서 나온 계산된 해프닝일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하고 싶다.
▲일본은 이처럼 솥뚜껑보고도 자라인양 놀라는데, 정작 우리한국은 일본이 무기사용제한까지 해제해 버린 자위대의 아프간 파병 등 공공연한 군사대국화에 태무심한 것 같아 답답하다. 그 흔한 국방부성명도 하나없다. 극일(克日)은 그저 한때의 유행어였던가. 그동안 NCND(시인도 부인도 않는 정책)로 일관해온 국방부가 이번엔 발사시험 사실을 덜컥 공개해 버렸으니 우리로선 북한측이 어떻게 반응해올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판이다. 얼어붙은 남북대화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됐으니….
(강건태 논설위원)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