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온통 금연구역...설곳 잃은 애연가들

공무원 김모(47)씨는 20여년 동안 피운 담배를 끊을 '독한 결심'을 했다. 금연지역인 사무실에서 '쫓겨나' 추운 바람이 부는 복도 계단에 쪼그려 앉아 담배를 피우는 자신을 처량하게 느껴온 데다 정부가 강력한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하자 이참에 담배를 끊기로 마음먹었다는 것. 김씨는 "최근 비싼 돈을 들여 금연초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보건복지부가 학교, 의료기관 등을 완전 금연건물로 지정하고, 위반자에게 높은 과태료를 부과키로 하자 담배를 끊으려는 애연가들이 부쩍 늘고 있다.

그같은 발표후 각종 금연보조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병원에서 운영하는 '금연클리닉'과 한의원을 찾는 발길이 잦아졌다.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한 금연초 대리점은 지난달 120갑(한갑들이 216개피)이었던 판매량이 며칠전부터 늘기 시작, 이달에는 180여갑이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대리점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의 발표 뒤 판매량이 30%이상 증가했고 금연초 문의전화가 평소 3통에서 20여통으로 늘었다"며 "고객들은 대부분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의 남성들"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내 한의원에도 금연침을 맞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불교한방병원 관계자는 "금연침을 맞아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3배 이상 많다"고 전했다.

대구에서 유일하게 '금연클리닉'을 열고 있는 계명대 동산병원에는 일주일에 1, 2통이던 문의전화가 하루 10여통으로 늘었다.

계명대 가정의학과 김대현 교수는 "금연을 결심한 사람은 금연보조제를 믿기보다 스스로 담배를 끊으려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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