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2차 문제 우수작

몇 년 전 우리 나라는 중국, 일본과 함께 이상 기후로 인한 폭우 때문에 엄청난 수재를 겪은 적이 있다. 이러한 기상 이변은 비단 아시아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우리는 지금 발달한과학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과학 기술 문명이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자연의 재앙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세계 각처에서 목격하고 있다. 이렇듯 인류의 위기는 차츰 현실로 다가오고 있으며, 그것은 삶의 질 향상이라는 이름 아래 벌어지고 있는 자연의 파괴에서 비롯되고 있다.

'하나뿐인 지구'는 자라나는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영원한 인류의 터전이다. 리우 선언의 이념인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 우리는 우리의 후손들에게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을 물려주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생명을 존중하고 자연을 보전하는 청정 생산 기술과 대체 에너지 개발 노력 등이 전 세계에 확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미국의 유명한 철강 회사 USS를 만들고 카네기 대학과 카네기 홀로도 유명한 앤드류 카네기와 관련한 일화는 매우 많다. 그 중에서 한 가지를 소개해 보면, 카네기 회장이신입 사원을 뽑을 때의 일이다. 회장의 최종 면접을 받기 위해서 입사 지원자 두 명이 회장실로 들어섰다. 마침 비서와 얘기를 나누던 카네기 회장은 그들을 힐끗 바라보고는 편안한 어조로 "거기들 앉게. 그리고 미안하네만 자네들 앞의 그 소포 꾸러미 좀 풀어 주겠나"라고 말한 다음 다시 비서에게 고개를 돌렸다. 잔뜩 긴장했던 수험생들은 속으로 한숨을 쉬면서 꾸러미를 뜯기 시작했다. 한 지원자는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차근차근 노끈을 풀고 포장지를 얌전히 벗긴 뒤 알맹이를 꺼냈는데, 다른 한 지원자는 가위로 싹둑싹둑 노끈을 자른 다음 포장지를 북북 찢어버리고 얼른 알맹이만 챙겼다. 그것을 받아든 카네기 회장은 고맙다는 말과 함께 간단히 몇 마디를 묻고는 그들을 내보냈다. 사실은 바로 이 꾸러미 풀기가 면접 시험이었던 것이다. 카네기 회장은 포장지를 얌전히 푼 사람이 아닌 대충대충 푼 사람을 채용키로 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물자를 아끼는 사람보다 시간을 아끼는 사람의 중요성" 때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날이라면 당시의 그 기준이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시간의 중요성 때문에 시테크라는 말도 생겼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물자의 중요성과 자원 재활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 환경과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녹색 운동과 재활용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오염 물질과 폐수를 정화시키는 시설 설비 투자에 게을리 하면 안 되게 되었고, 만일 게을리 했다가는 악덕업자라는 비난과 소비자 불매 운동으로 사업을 망치는 지경에 도달할 수도 있다.

현재 지구의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지구 온난화의 기상 이변이 진행중에 있다. SF 영화에서처럼 온통 잿빛인 하늘 아래 사람들이 두더지처럼 지하 생활을 할 것인지, 태양 에너지 등 대체 에너지의 개발에 따른 첨단 기술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여 청정한 지구에서 살게 될 것인지는 우리의 노력에 달려 있다.

이형민(안동고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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