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시즌 개막

'설원위의 육탄질주'.

스키시즌이 시작됐다. 지난 주말 용평리조트의 개장을 신호로 전국의 주요 스키장이 이번 주말이나 늦어도 내달 초에는 모두 문을 연다〈표참조〉. 개장 일정에 맞추기 위해 스키장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제설기를 힘차게 돌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대개 12월초에 개장했던 예년보다 1, 2주 이르다. 흰 눈을 맘껏 지치고 싶은 스키어들에게는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는 대부분의 스키장들이 오전.야간 이용시간을 늘린 데다 새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스키장 가는 길도 대폭 단축됐다. 특히 교통여건이 나빠 강원도권 스키장은 엄두내기가힘들었던 대구.경북 스키어들은 스키장 접근이 쉬워지면서 가슴이 한껏 부풀어 오르고 있다.

◇얼마나 빨라지나=대전~진주를 잇는 대진고속도의 무주~함양구간이 지난 21일 개통돼 영남은 물론 호남.충청권 스키어들까지 무주리조트 접근이 편리해졌다. 대구에서는 1시간30분이면 무주에 도착한다. 산악지대를 통과하는 대진고속도는 지리산, 덕유산의 장쾌한 능선을 달리면서 비경도 감상할 수 있어 기존 국도 대신 한번쯤 달려볼 만한 길이다.

강원권 스키장은 중앙고속도 개통(12월 8일 예정)으로 한층 날개를 달 전망이다. 풍기~제천 구간이 개통되면 대구.경북에서 강원도 지역의 스키장으로 가는 시간을 1시간에서2시간 정도 줄일 수 있게 된다. 대구에서 6시간 걸리던 용평리조트(강원도 평창)까지 앞으로는 3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하다는 리조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인근의 현대성우리조트와 보광휘닉스파크까지 가는 길도 마찬가지다.

◇할인.알뜰상품=출발전 한번쯤 가고자 하는 스키장의 홈페이지를 꼼꼼히 검색해 보거나 사전 문의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부분의 스키장에서는 개장 당일이나 개장후 일정기간 동안은 판촉 행사로 다양한 할인 혜택을 주기 때문. 무주리조트는 내달 14일까지 리프트.장비대여.강습권을 구입하면 30% 할인해 준다. 리조트내 국민호텔 숙박도 주중예약땐 할인율을 적용한다. 용평리조트는 24~30일 사이에는 리프트 이용료를 20% 할인한다. 당일권을 구입하면 오전.오후.야간권을 따로 사는 것보다 30% 이상 싼 셈이다. 보광휘닉스파크는 개장일 하루동안 리프트.장비 대여료를 50% 할인가격에 이용할 수 있으며, 오전.야간 곤돌라권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현대성우리조트는 리프트.장비대여.강습비를 개장일 50%, 12월 13일까지는 20% 할인해 준다. 또 가능한 한 당일코스나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편. 모아레벤트(053-425-4534)는 무주리조트의 경우 주중 당일 3만원선, 1박 2일 4만4천원∼5만3천원선의 스키캠프상품을 내놓았다(리프트 이용료 제외).

◇스키장 새바람=올해도 카빙스키(기존 스키보다 플레이트가 짧아 다루기 쉬운 장비)와 스노보드의 열풍이 드세질 전망이다. 특히 카빙스키는 플레이트 가격이 하락하면서찾는 사람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맞춰 각 스키장에서는 카빙스키 장비를 대량 구비해 놓고 있다. 대여료도 일반 스키와 비슷하거나 약간 비싼 편이다.

또 스키장마다 눈을 망친다는 이유로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던 스노보드는 이젠 '스키장'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리조트 관계자들은 올시즌 스노보더의 숫자가 스키어 숫자와 대등해질 것으로 예상 한다. 스키장마다 스노보드 전용시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주변 관광 연계=스키도 즐기고 스키장 주변 볼거리도 둘러볼 수 있다면'금상첨화'. 무주리조트에서는 덕유산(1,614m)의 눈꽃을 만날 수 있다. 곤돌라를 타면 해발 1500m 지점까지 15분만에 오른다. 나무계단이 설치된 등산로를 따라 20분쯤 오르면 정상. 눈덮힌 지리산 천왕봉과 가야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곤돌라 이용료는 왕복 1만원.

용평리조트에선 승용차로 10분을 달리면 횡계마을. 해발 800m 고지에 위치한 횡계는 명태 수만마리가 하얗게 눈을 뒤짚어쓴 채 덕장에 내걸려 장관을 연출한다.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황태 특유의 부드러운 속살로 바뀐다. 덕장도 구경하고 현지에서 산지가격으로 구입할 수도 있다.

노진규기자 jgroh@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