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 관광객 위한 인프라 구축 시급

몰려오는 중국관광객을 대구에 붙잡아 놓기 위해서는 숙박업소의 관광마케팅 도입, 중저가 호텔의 가격경쟁력 확보,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 및 홍보활동 강화, 화교 활용 등의 관광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들이다.

여행업계 집계에 따르면 올 한해 대구를 다녀간 중국관광객은 1만5천명으로, 대구시가 관광호텔 투숙객을 기준으로 10월말까지 집계한 4천276명보다 세배 정도 많은 수치다.

이는 비싼 숙박비 때문에 1만여명의 중국인이 대구에서 머물지 않았다는 것이며, 지난해 외국 관광객 1인당 평균지출액 1242달러(한국관광공사 집계)를 감안하면 1200만달러(약 160억원)의 관광 수입이 타 지역에 빼앗긴 셈이다.

▨ 숙박시설부터 바꾸자

여행사 관계자들은 "대구에는 싸고 깨끗한 장급 여관들이 많지만 러브 호텔로 변질, 중국관광객 받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관광연구원 김향자 실장은 "중.저가호텔은 시설이 낙후한데다 중국어 안내요원도 없고 가격경쟁력까지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계명대학교 강인호 관관경영학과 교수도 "단일 자본으로 주먹구구식 경영에 의지하는 대구 지역 중.저가 호텔들은 외국계 자본을 유치해 전문 경영 시스템을 갖춘 다른 도시의 호텔들을 당해낼 수 없다"며 "대구의 관광호텔을 체인화해 홍보와 마케팅을 전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스키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을 고려해 강원지역 및 무주지역 호텔들과 대구관광호텔을 잇는 관광상품 개발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호텔업계는 "정부와 대구시에 내는 세금이 무려 50여가지에 이른다"며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호텔에 지방세 감면 혜택을 주고 마작 등 도박문화를 즐기는 중국인에게 적합한 영업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상공회의소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현행 지방세법은 관광호텔에 대해 건물 및 토지분 재산세를 일반과세율보다 17배나 무거운 1000분의 50 을 부과하고 있다"며 이의 경감을 대구시에 건의하고 있다.

▨대구를 알리자

북경 화평국제여행사에서 통역업무를 담당하는 손애경(30)씨는 "월드컵을 개최하는 9개 도시 중 대구시는 홍보에서 단연 꼴찌"라고 꼬집었다.

다른 도시는 벌써부터 중국 9대 여행사를 상대로 활발한 관광객 유치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는 데 비해 대구시는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중국 쿤밍에서 열린 '2001 중국국제관광박람회'에서 서울, 인천, 경기, 강원, 충북 등 5개 지방단체는 현지기관 및 여행사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펼쳤다.

손씨는 "사상 최초로 월드컵에 진출한 중국 축구 열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며 "현지 홍보만 제대로 한다면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어느 도시든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대학교 이응진 관광학부 교수는 "재래시장, 백화점 및 쇼핑몰, 약전골목 등 중국인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관광상품들을 제대로 홍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테면 컨벤션 센타를 활용한 한·중 물류교류전이나 산업관광전을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두투어 전여경(38) 실장은 "대전지역의 경우 대덕과학단지 각 연구소마다 홍보실을 열어 중국관광객들의 엄청난 호응을 얻고 있다"며 "각종 산업단지에 관심이 많은 중국관광객들을 사로잡으려면 대구도 섬유도시 이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광(43) 대구지역 화교협회 회장은 "한국인들이 해외여행시 한국인 가이드를 더 선호하는 것처럼 중국인들도 언어. 문화적으로 비슷한 화교가이드를 더 선호한다"며 "중국어 안내요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1천여명에 달하는 대구 거주 화교를 적극 활용해 대구시를 홍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응진 교수는 "일본 오사카의 경우 역사가도추진협의회라는 단체를 통해 관.민.학이 참여한 조직체를 설립해 지난 7월 북경사무소까지 설립했다"며 "대구도 경주.안동 등 타 지역과 연계해 공동 홍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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