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 특집-내가 본 월드컵

0..전영현(국제심판·청구중교사)지난 98년 아시아지역 국제심판으로 프랑스월드컵에 참가, 현장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이다.

국제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는 경기장 시설도 중요하지만 대회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매끄러운 대회운영, 헌신적인 봉사자세에서 판가름난다고 본다.

프랑스국민들은'축구를 통한 국제외교'를 펼친다는 자세로 치밀하게 대회를 준비했고 역대 월드컵 중 가장 완벽한 대회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배경에는 프랑스 자원봉사자들의 친절한 자세가 큰 몫을 했다. 공항이나 버스터미널 등 외지인들이 첫 발을 내딛는 곳부터 자원봉사자들은 약도까지 그려주는 친절함을 보였다. 경기장에서도 평생 한번 보기 힘든 경기가 눈앞에서 펼쳐지는데도 경기 관전에 눈을 돌리지 않고 자기역할에 충실했다.

지난 5월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1 컨페더레이션스컵때 경기관람과 선수들 사인받기에 바빴던 지역 자원봉사자들의 자세와는 대조적이었다.

또 경기를 하는 선수들도 월드컵이'외교의 장'이라는 시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대 벨기에전에서 한국선수들은 부상으로 붕대를 감은 채 몸을 던지거나 거친 플레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물론 이러한 모습은 한국 축구팬들에게 투지로 보였겠지만 심판이나 외국 축구팬들에게 곱게 비쳐 질 리가 없다. 이 경기를 지켜 본 한 외국 심판이"축구는 운동이지 전쟁이 아니다"고 말해 얼굴이 화끈거렸다. 우리 대표선수들은 투지를 앞세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겠지만 룰을 지키는 세련된 플레이를 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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