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냐, 경쟁자냐'.중국의 WTO 가입으로 대구경제도 기회와 도전의 기로에 서게 됐다. 23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중국이 앞으로 우리 제품의 시장으로서, 또 우리 기업들의 생산기지로서 더 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는 소리가 적잖았다. 농산물 수입개방에 따른 피해도 우려됐다.
이진훈 대구시 경제산업국장, 박승종 KOTRA 대구경북무역관장, 정우영 섬유개발연구원 이사장, 이효영 계명대 교수, 정수민 (주)텍스텍 대표 등이 참석해 이희태 대구상의 상근부회장 사회로 짚어본 '중국의 WTO 가입 이후'를 정리했다.
▲지역 기업의 대 중국투자=중국은 지역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한 나라다. 지난해 말 현재 14개 성, 42개 도시에 지역 기업 143개가 나가 있어 전체 해외 직접투자의 61.6%를 차지하고 있다. 섬유업체가 63개로 가장 많고 서비스업체 19개, 기계.금속업체 11개, 자동차부품업체 8개 순이다.
93, 94년 중국투자 붐이 일면서 활발했으나 지금은 다소 시들한 상태다.
▲중국과의 교역현황과 전망=지난해 지역의 대 중국 수출규모는 3억2천500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9.5%를 차지했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중국이 3대 수출국이라는 얘기다.
수입액은 3억1천800만달러로 일본에 이어 2대 수입국이다. 특히 올들어선 일본의 경기악화, 중국의 개방정책 등에 따라 중국과의 교역 비중이 일본을 추월해 최대 교역국으로 떠올랐다.
지역에서 수입하는 중국제품은 직물이 34.8%로 가장 많고 섬유사, 농산물, 생활용품, 금속광물 순이다.
중국의 WTO 가입으로 지역에서도 수출이 수입보다 더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의 관세율 인하로 지역 섬유류 및 기계장비의 대 중국 수출이 증가할 전망이고 이에 따라 중국산 원.부자재 수입이 늘 것이다.
▲섬유업의 경쟁력=선진국 섬유산업 기술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우리 섬유업은 80~90, 중국은 60 정도다.
소품종 대량생산체제에는 중국이 유리하나 다품종 소량생산에 있어선 우리가 우위에 있다. 특히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클레임 발생률이 25%에 이르고 있고 이나마 해결이 안되는 경우가 많아 우리나라로 바이어가 회귀하는 일도 적잖다.
중국이 기술수준에 있어선 취약하므로 품질과 상거래 질서를 유지하는 게 중국과 차별화하는 방안이다.
의류용 중심인 수출품목을 산업용으로 확대하는 것도 과제다.
섬유기계업 역시 품질은 우리가 10~20%, 가격은 30~70%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아직 고급한 섬유기계를 제작하지 못하는 수준이어서 이를 공략하는 게 급선무다.
▲중국 투자 시 유의사항=13억명의 거대한 시장, 값 싸고 우수한 노동력 등 중국의 물리적 투자환경은 양호한 편이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207억달러로 전년 대비 7.5%나 늘었다.
그러나 외환관리체제, 외자기업 세부제도, 세관규정 등이 미비하고 정책창구가 일원화되지 않아 실제로는 어려움이 많다.
90년대 진출했던 섬유업체들의 경우 인건비는 저렴했으나 전기료는 우리의 2배 넘게 비싼 것을 비롯해 모든 경영여건이 힘들었다. 초기 진출한 1, 2개 업체 외 성공한 섬유업체는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낡은 설비를 들고 가서 싼 인건비를 활용하려는 전략은 실패했다.
앞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능이 다른 전문기업들이 원료공급과 마케팅을 2원화한 뒤 컨소시엄을 구성해 역할을 분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현재의 가공무역업 위주 투자에서 유통, 광고, 물류, 금융, 통신, 건설 등 다양한 업종으로 투자범위를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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