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묵너멋길 꿩정길 등 대구 새도로명 이채

'묵너멋길, 못안길, 두봉길…'내년 새주소 부여사업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올해 시범지역인 수성구의 일부 새 도로명 가운데 이채로운 것들이 많아 주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두산동 '묵너멋길'은 임진왜란때 현풍쪽에서 옮겨온 피란민들이 모여 형성했다는 '묵너미'라는 옛 마을이름에서 따왔다. 이 부락을 지나는 사람들은 반드시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고 고개를 넘었다고 해서 붙여진 것.

황금동 '못안길'은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기 전 연못이었던 이 일대 마을이 멀리서 보면 마치 못 안에 들어서있는 것처럼 보여 '못안'이라고 불렀다는 데서 유래했다.

만촌동 '두봉길'은 태초에 세상이 전부 물에 잠겼을 때 산봉우리가 두루미 한 마리만 앉을 정도만 남아 '두리봉'으로 불렸다는 설화를 지니고 있으며, 상동 '찬샘길'은 벼농사가 안될 정도로 찬물이 솟았던 샘이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이밖에 파동 '파잠길'은 파동의 옛 이름인 '파잠'에서, 월드컵경기장 인근 '꿩정길'은 꿩이 많이 놀던 자리였다는데 기원을 두고 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새주소 건물번호판 부착이 완료된 뒤 새 주소의 유래를 묻는 주민들의 문의전화가 잦다"며 "새주소의 홍보와 정착을 위해 '새 주소안내도' 10만부를 인쇄해 다음달부터 주민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주소 부여사업은 동(洞)과 토지 지번 중심의 불규칙하고 복잡한 현행 주소체계 대신 선진국처럼 도로를 따라 각 건물마다 번호를 부여하는 사업으로 대구시의 경우 74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오는 2003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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