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나 가뭄, 태풍 등 자연재해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올 연말부터 전 세계 바다에 3천여개의 로봇 부표를 띄워 지구촌 기후 변화를 정밀하게 예측하는 '아르고 계획'이 실시되기 때문이다.
그리스신화에서 금 양털을 차지한 영웅 이아손의 배 이름을 딴 '아르고(ARGO)프로젝트'는 2005년까지 전세계 바다에 3천여개의 무인 측정장치를 투하해 표층에서 수심 2km까지의 수온, 염분, 해류를 지속적으로 측정하는 사업이다. 영국 기상학연구소와 사우스 햄프턴 해양학센터(SOC), 호주의 영연방 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등이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공동 추진한 프로젝트다.
99년 10월 부표 10개를 태평양 서사모아에 시험 배치했고 올 연말부터 전세계 바다에 로봇부표를 설치한다. 올해 안으로 250개의 부표를 설치하고 2005년까지 3천여개의 로봇 부표를 전 세계 바다 곳곳에 배치할 계획이다.
길이 1.5m, 무게 30㎏의 작은 원통모양의 부표는 각종 과학장비를 탑재해 대양의 순환과 기후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해수 온도와 염도(鹽度)에 대한 데이터를수집한다. 수집된 자료는 인공위성을 통해 각국의 연구센터로 전송돼 가뭄과 홍수 등 기후변화 예측에 이용된다. 또 인터넷으로 무료 공개된다.
아르고 프로젝트는 기상학에 혁명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이다. 그동안 동태평양 바닷물 수온이 달라지면서 엘니뇨, 라니냐 현상이 나타나 전세계 기후에 커다란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발생하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또 태풍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져 어떤 경로로 이동하고 소멸되는지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기상자료는 대부분 선박을 통해 수집해왔으나 선박으로는 남극해 등 세계 기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오지의 대양 관련 자료는 모을 수 없었다. 또 인공위성은 바다 표층의 수온 등을 측정할 수는 있으나 깊은 바닷속까지 파악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르고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는 올 연말부터 이런 난제들이 하나씩 풀리게 된다. 선박이나 항공기로 투하할 로봇부표는 10일 주기로 수심 2km까지 가라앉았다가 표층으로 상승하면서 그동안 관측할 수 없었던 바닷속 깊은 곳의 각종 해양 정보를 제공한다. 또 로봇부표 하나는 반경 약 300km에 이르는 광대한 바닷속 자료를 수집할 수 있다.
아르고 계획에 참여하고 있는 영국 사우스 햄프턴 해양학센터(SOC)의 브라이언 킹 박사는"전세계 대양에 로봇 부표를 띄우면 엘니뇨, 라니냐 등 중장기적 기후변화뿐아니라 가뭄.수해 등 단기적 기상예측과 태풍의 진로와 강도 등에 대해 20~30% 정도 더 정확한 예보를 할 수 있고 3~6개월 앞서 가뭄과 우기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르고 프로젝트에는 우리 나라를 비롯 미국.일본.유럽연합 등 세계 13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