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구멍까지 보여주는 생생한 화질, 극장을 연상케하는 서라운드 입체음향.이른바 '꿈의 미디어'로 불리는 DVD(Digital Versatile Disk)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안방극장=TV'란 도식이 바뀌고 있다.
한때 10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 때문에 일부 매니아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진 DVD플레이어는 이젠 VCR 가격과 비슷한 30만~40만원대로 가격이 내리면서 최근 들어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DVD플레이어는 약 6만대. 그러나 연말까지 20만대 이상이 판매될 전망이다. "DVD플레이어가 VCR 판매를 앞질렀고 신혼부부의 혼수품 순위에서도 상위로 올라섰다"는 전문가들은 2, 3년 후 DVD플레이어가 VCR시장을 완전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DVD의 장.단점=DVD는 수평해상도 500선 정도로 영상을 재생, 240선의 비디오테이프보다 2배이상 화질이 뛰어나다. DVD의 명작으로 꼽히는 '라이언 일병구하기'의 경우 현장감 넘치는 영상은 물론 인물들이 나누는 대사, 총알이 날아가는 소리, 폭탄이 터지는 소리 등이 마치 현실처럼 다가온다. 소리를 5가지로 분리해 출력해주는 '5.1채널 지원' 기능 때문이다.
또 디지털이어서 반복재생해도 화질이 떨어지지 않는데다 CD의 약 6배인 4.7기가 분량의 자료를 저장할 수 있어 '전쟁과 평화'와 같은 6시간이 넘는 대작도 거뜬하게 소화해 낸다. 최대 8개 국어로 대사, 32개 국어로 자막처리가 가능하고 화면확대와 저장 등 다양한 부가기능이 있는 것도 DVD의 매력이다.
그러나 콘텐츠 부족은 국내 DVD시장이 안고 있는 시급한 과제다. 미국의 경우 1만여편의 타이틀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700여종의 타이틀 정도만 시판되고 있는 실정이다.
▲추이=메이저 영화배급사들이 올해부터 국내에서 DVD 신작 타이틀을 출시하고 있어 머지 않아 작품난이 해소될 전망이다. 특히 워너브러더스, 컬럼비아 트라이스타, 20세기폭스, 브에나비스타 등 직배 영화사들은 비디오테이프와 DVD 타이틀을 동시에 출시하는 전략을 구사, DVD 저변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DVD가 비디오테이프와 레이저디스크 시장을 대체하고 있다. '디지털 마인드'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우리나라도 이젠 DVD가 대세임을 인정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DVD업체들이 잠정 집계한 올 상반기 DVD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약 400% 증가한 70만여개로 나타났다.
1분기에는 월평균 5, 6만개 판매에 머물렀으나 2분기에만 무려 15만개 판매를 기록했다. DVD플레이어 보급 확대와 DVD타이틀에 대한 가격인하 등 잠재 수요를 실수요로 연결하는 호재가 많았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시간이 갈수록 탄력폭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터넷 DVD구입.대여점=최근 지역에서도 최초로 1천여편을 갖춘 DVD전문점인 하나DVD(053-428-6623)가 반월당 네거리에 문을 열었다. 대여의 경우 2박3일 기준으로 1천500원에서 2천원(신작)이며 판매도 한다.
DVD는 선호층이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층이 대다수여서 인터넷 구입 및 대여가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DVD매니아들을 위한 DVD구입.대여점들이 인터넷상에선 300여개 업체나 될 정도로 성황이며 그중 규모를 갖춘 업체는 dvd@dvdall.net, touchdvd.co.kr, indvd.co.kr, dvdboy.co.kr, dvdtitles.co.kr 정도.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dvd@dvdall.net은 DVD대여 외에 홈시어터 판매 및 설치 등 DVD관련 사업을 총망라해 눈길을 끈다. 500여편(신작 40%)의 DVD를 구비해 두고 있는 이 업체 대표 김현민(44)씨는 "10월 이전엔 DVD가 비디오테이프보다 2개월 가량 늦게 출시되었지만 이젠 동시에 나오고 있다"며 DVD시대가 무르익고 있음을 알렸다.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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