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사회단체.정당에서 일하는 30대 초반에서 40대 중반의 당찬 아줌마 4명. 하는 일은 달라도 수년에서 수십 년간 한 길을 걸어오고 있는 '아줌마 전사들'이다. 김영숙(45) 전국여성노조 대구지부장, 김은희(44) (사)대구여성회 회장, 신남희(37)새벗도서관 관장, 노진영(32) 민주노동당 대구시지부 교육선전국장. 나이도, 하는 일도 다르지만 사람사는 세상을 한번 만들어보자는 신념만은 닮았다.
따로인 듯 보이면서도 같은 길을 걷는 네 명의 '운동가 아줌마'들을 대구시 중구 봉산동의 전통찻집 '수국촌'에서 만났다.
여성으로, 주부로, 운동가로서의 삶,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하는 일에 대해서?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교직을 그만두게 됐고 그것이 여성운동에 뛰어든 계기가 됐습니다. 여성운동, 그거 봉사활동 아닙니다. 나의 권리를 찾는 행동입니다" (김은희)
"대구 유일의 사립도서관이라는 점을 살려 시민문화공간이 되도록 만들 생각입니다. 이제 여성들도 다양한 경력의 모델들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지요" (신남희)"선거운동원으로 전락한 아줌마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지방자치단체 살림살이 감시 등에는 아줌마들이 나서면 제일 좋지요" (노진영)
"비정규직은 여성들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작년부터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권익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김영숙)
▲애로사항은?
"밖에서는 아무리 사회활동을 인정받는다 해도 시댁에선 며느리밖에 안되죠. 힘들어하는 남편이나 주위여건 때문에 일을 그만둘 수는 없어요" (신남희)
"제일 큰 걸림돌은 육아문제입니다.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사람의 아이를 키우는 일이 반사회적이라니 우습지 않나요? 아이가 희생되어선 안되지만 엄마의 희생을 강요해서도 안됩니다" (노진영)
"다른 사람의 희생없이는 육아문제가 해결되지 못합니다. 저소득층을 위한 탁아소를 운영하면서도 아이를 친정엄마에게 맡겨야 할 정도였죠" (김영숙)
"밤새워 가며 터놓고 이야기할 만한 친구가 없어 고독할 때가 많습니다. 일하는 주부로서의 아쉬움이죠" (김은희)
▲스트레스는?
"요즘엔 밤새도록 책, 특히 소설을 읽어요. 그러고나면 좀 나아지지요" (신남희)"친구들과 계모임이 있었는데 '고스톱이다, 뭐다'하는 통에 어울리지를 못했어요. 관심사가 달라서죠. 친구나 이웃과의 대화에 벽이 있는건 사실입니다. 가톨릭 단체에서 1년에 네 번 가는 피정(기도와 묵상)으로 스트레스를 풉니다" (김영숙)
"마음속에 있는 걸 이야기하지 못해 답답합니다. 내가 일 이야기를 하면 친구들은 아이들 이야기, 남편 이야기죠" (김은희)
"지금 나의 활동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면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등을 진지하게 이야기합니다. 일종의 자매애를 느끼게 되죠" (노진영)
▲자녀교육은 어떻게?
"기본적인 테두리만 정해주고 그 범위안에서 알아서 해주길 기대합니다. 걱정이 되긴 하지만 과외를 시키지는 않습니다" (김은희)
"초등학교때 혼자 있게 한 시간이 너무 많아 숙제 등을 봐주지 못한 게 마음이 아픕니다. 공부하라고 잔소리는 안하죠. 과외라기보다 고등학생이라 학원에서 수학을 듣는 정도입니다" (김영숙)
"초등학교 1학년인데 걱정이 많습니다. 자유롭게 키우고 싶은데 주위환경이 그렇지 못해서죠" (신남희)
"교육관도 흔들릴 때가 많아요. 아이가 다섯 살인데 만나는 사람마다 이름 쓸 줄 아느냐고 묻지요.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고, 타협을 해야하나 갈등중입니다" (노진영)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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