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방대생 최악 취업난, 자격증 취득 붐

올해 대졸자 취업률은 작년보다도 5~10% 더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따라 특히 취약한 일부 지방대에선 아예 면접 특강 개설조차 포기했으며, 적잖은 4년생들은 종전의 도피성 대학원 진학 대신 전문대 개설 자격증반에 대거 몰리는 등 눈낮추기 작전까지 펴고 있다.

지역 대학 취업담당자들에 따르면, 올해는 전국적으로 취업 재수생 및 졸업예정자(28만명)가 40여만명에 이르지만 중.대기업 일자리는 고작 6만여개에 불과, 계산상 취업률은 15%대까지 폭락하게 됐다. 또 취업률은 비정규직.영세업체 취업을 합쳐도 30~40%에 그칠 전망이다.

경북대 직업능력개발센터 김기동 팀장은 "금융권.유통업에서 일부 의뢰가 있을 뿐 대부분 기업들의 구인이 크게 줄었다"며, "서울대 취업률조차 35%에 못미치는 상황에서 지역대학들의 취업률 운운은 말 그대로 숫자놀음에 불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역대학의 대기업 지원자들이 서류전형 과정마저 통과하지 못하는 일이 잦자 역내 일부 대학들은 참여 학생이 없다는 이유로 면접 특강조차 올해는 포기했다. 취업 삼수생 손모(28)씨는 "필기시험은 고사하고 서류전형이라도 통과해 봤으면 좋겠다"며, "역내 업체도 생산·판매직만 뽑을 뿐 관리직 채용 계획은 전무하다"고 했다.

이때문에 전문대가 개설한 자격증 과정에 4년제 재학생들이 대거 몰리는 현상까지 빚어져, 영진전문대의 국제공인자격 과정의 경우 전체 수강생 중 90%를 4년제 재학생.졸업생이 차지하고 있다. ㄱ대 재학생인 한 수강생은 "IT 분야에 취업하려면 국제공인 자격증을 갖춰야 원서라도 내밀 수 있다"며, "졸업 전에 4개월 과정을 끝내기 위해 매일 등하교할 정도로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까지 이 과정을 수료한 학생 361명 중 42.4%(153명)가 삼성SDS.포스데이터.LG전자 등에 취업했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 역내 4년제 대학 한 관계자는 "대졸자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종전 도피용으로 선택되던 대학원 진학조차 올해는 외면 당하고, 자격증 취득에서 전문대에 뒤지다 보니 하향지원도 제대로 성공하기 힘든 형편"이라고 전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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