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이하를 어린이라 하고 13세 이상을 십대라 한다. 최근에는 성인 나이도 19세로 낮출 움직임이다.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8세에서 12세까지는 틈새라는 뜻에서 '트윈스 세대'라 부른다고 한다. 이 웃자란 아이들이 액세서리.패션.휴대폰 등의 구매력층을 형성하고, 상혼이 '트윈스화'하고 있다는 소리까지 들리는 세상이다. 일본에서 과자 소비가 격감하는 이유를 추적했더니 이 세대가 휴대폰 요금을 대느라 그런 현상이 왔다는 보도도 있었다.
우리나라도 이 세대가 겁이 없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 상혼이 '트윈스화'하는 정도를 넘어 이성 교제에도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고구려 시대에는 10세 미만에 데릴사위를 두는 풍습이 있었고, 조선조에도 조혼이 성행했다. 세종대왕도 12세때 후궁을 맞아들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즈음 '트윈스 세대'의 이성 교제 풍속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의아하다.
성인 남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커플 링' '커플 목걸이'마저 초등학생 사이에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문구점이나 좌판엔 '하트' 모양의 반쪽씩을 나눠 지니면서 한쌍임을 알리는 반지나 목걸이를 찾는 초등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단다. 주머니 사정 때문에 3~4학년 학생들은 주로 300~500원대를 애용하지만 학년이 올라가면 3천~6천원대의 은반지가 인기이며, 보석 가게에서 1만~2만원 정도를 주고 사는 학생들도 있다고 한다.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은 이젠 그야말로 옛말이 된 셈이지만, '트윈스 세대'의 이성 교제는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게 한다. 몇 년 전 미국에서 결혼한 10세 신랑과 11세 신부의 '꼬마 부부'가 반년도 못 살고 이혼 법정으로까지 비화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미국 사회의 조혼 실험이 실패로 돌아간 경우이며, 조혼이 사회적 결혼이지 인간적 결혼은 아니었다는 방증인 셈이다. 그렇다면 요즘 초등학생들은 이성을 인간적으로 좋아하고 있는 것일까.
아무튼 세태가 크게 바뀐 것을 실감케 하며, 성인 문화의 모방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우려하게 한다. 결혼한 두 쌍 가운데 한 쌍 꼴로 이혼하고, 다시 그 이혼한 두 쌍 가운데 한 쌍 꼴로 재혼하며, 다시 그 재혼한 두 쌍 가운데 한 쌍 꼴로 이혼하는 미국 사회를 '이분해체 사회'라 한다. 더구나 지금은 그 정도가 더욱 심한 '삼분해체 사회'로 돌입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거의 비슷한 현상이 심화되는 추세라면 '트윈스 세대'가 그런 성인 문화를 맹목적으로 모방할까, 우려된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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