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대 안경환 교수가 영화속에 나타난 정의, 자유, 인권, 평등과 같은 법정신의 핵심을 논한 '이카루스의 날개로 태양을 향해 날다'를 출간했다.
'영화는 당대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공적(公的)텍스트'란 전제하에 미국영화에 국한, 책제목마냥 환몽적 부와 명예를 좇는 미국인들의 허상과 일그러진 자화상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법학자의 미국 영화읽기는 팍스 아메리카에 대한 경종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높아지고 있는 시점의 미국사회 새로보기란 점에서 때로는 통렬하기까지 하다.
먼저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에서는 사회학자 로버트 벨라의 '시민종교 테제'를 바탕으로 시민종교로서의 헌법의 역할을 강조한다. 그리고 '12인의 성난사람들', '레인메이커', '어둠속의 비명소리'에서는 사법부에 있어서 참여 민주주의의 상징인 배심제도를 분석한다. 즉 관료가 아닌 동료시민에 의해 판단받을 권리를 뜻하는 배심제도의 긍정.부정적인 면 모두를 보인다.
또 '나의 사촌 비니', '필라델피아', '의뢰인' 등에선 소수민족, 동성애자, 여성과 아동, 흑인 등 미국사회의 소수자들을 위한 법에 대해 언급한다. 또 환경오염문제로 거대 기업에 맞서 진실을 밝혀내려는 '시빌 액션'과 '에린 브로코비치' 등에서는 변호사의 참모습을 논하며, 일명 '낙태판결'로 불리는 여성의 프라이버시권을 인정한 1973년의 로우 대 웨이드(Roe v.Wade)판결을 다룬 '금지된 자유'에선 전통적인 도덕이나 윤리에 어긋난다 하더라도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직시해 판단과 지침을 내려주는 것이 사법부의 임무임을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을 읽노라면 이미 본 영화임에도 다시 한번 비디오 가게에 들러 저자가 논한 영화들을 빌려 되새김하고 싶어진다. 효형출판 펴냄, 342쪽, 1만원.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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