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테마별 접근-사우나와 성인병

높은 온도의 건조한 상태에서 땀을 많이 흘리는 사우나. 피부의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사우나가 피로회복에 좋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사우나가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 성인병과 폐질환, 관절염 등에도 도움이 될까? 최근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사우나의 치료효과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팔 동맥 신축력 좋아져=본태성 고혈압을 가진 사람들이 규칙적으로 사우나를 하면 혈압이 내려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환자들에게 3개월간 2주에 한번씩 사우나를 하도록 한 결과, 46명의 고혈압 환자는 평균 혈압이 166/101mmHg에서 143/92mmHg로 낮아졌다. 또 180명의 환자들은 162/110mmHg에서 132/92mmHg로 더 큰 폭으로 평균 혈압이 떨어졌다.

규칙적인 사우나가 혈관의 기능을 개선한다는 보고도 있다. 당뇨병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한 가지 이상의 심장병 위험인자를 가진 성인 25명에게 2주간 매일 15분씩 60℃ 원적외선 사우나를 시켰다. 그리고 나서 얼마나 혈관기능이 개선되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팔 동맥의 신축력(%FMD)을 측정했다. 팔 동맥의 신축력 차이가 4.0%에서 5.8%로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폐활량.일회호흡량 향상=일부 연구에서 사우나는 만성 심장병 환자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56명의 만성심부전 환자에게 4주간 주 5일씩 60℃의 원적외선 사우나를 시킨 결과 심박출량은 24%에서 31%로 증가한 반면, 좌심실의 확장말기의 용적은 66mm에서 62mm로 줄었다. 그 만큼 온몸에 혈액을 보내는 좌심실의 기능이 좋아졌다는 얘기다. 그러나 심부전 환자에게 사우나가 도움이 되는지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사우나는 폐울혈을 감소시키고 폐활량과 일회호흡량, 분당환기량, 예비 호기량 등도 향상시킨다. 사우나가 천식 또는 만성기관지염 환자의 호흡을 개선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12명의 폐색성 폐질환자를 대상으로 재활프로그램의 하나로 사우나를 시킨 결과 폐기능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감기 폐렴 급성기관지염 등 호흡기 균 감염이 있는 환자는 사우나를 피해야 한다.

◇류마티스.신경통 통증 완화=사우나는 오래전부터 통증을 조절하고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활용되었다. 류마티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서 응답자의 40~70%가 사우나가 통증을 경감시키고 관절의 움직임을 좋게 한다고 했다. 전문의들은 사우나를 한 다음날 통증이 악화되는 수가 있으므로 통증 예방을 위해 사우나를 한 직후 찬물 샤워를 할 것을 권장한다.

만성신경통 환자 7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22명이 사우나가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어떻게 사우나가 류마티스와 신경통을 완화시키는지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 불완전성 협심증 환자 피해야=술을 마신 직후 사우나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술은 그 자체만으로도 피부 혈관을 확장시키므로 술을 마시고 사우나를 하면 저혈압이 유발되고 심하면 실신하게 된다. 또 부정맥이나 고체온으로 사망할 수 있다. 이런 일은 특히 협심증 등 관상동맥 질환자들에게 잘 일어난다.

심장병이 있다고 해서 사우나가 위험한 것만은 아니다. 안정적 상태에 있는 심혈관질환자는 사우나를 해도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우나가 저혈압과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불완전성 협심증이 있거나 최근에 심근경색이 발생한 경우, 심한 동맥협착증이 있는 사람이 사우나를 하면 위험하다. 대상성 심부전과 부정맥이 있는 사람도 사우나는 피해야 한다. 누웠다 일어설 때 혈압이 떨어져 어지러운 체위성 저혈압이 있는 노인도 사우나후에 실신할 위험이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서영성교수(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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