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능시험을 못 치러 낙담하고 있는 수험생입니다. 마음이 너무 답답한데 어떡하면 좋을까요.
답:'바람이 있어야 그 소나무의 값이 나타난다. 허리가 굽은 늙은 솔이 우두커니 서 있을 때에는 마치 그 위엄이 능히 눈서리를 무서워하지 않지만 서늘한 바람이 쏴아 하고지나가면 마디마디 가지가지가 휘늘어져 춤을 추는 것은 마치 칡물 장삼의 긴소매를 이리 툭 치고 저리 툭 치며 신이 나게 춤을 추는 노승과 같아 몸에 넘치는 흥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소나무에 관한 나도향의 묘사입니다. 솔바람 속에는 우리의 정신을 맑게 해 주는 향기가 있고, 솔바람 소리엔 우리를 무아지경에 빠지게 하는 주술이 있습니다. 소나무는생명력이 강해 절해고도의 바위틈에서도 비바람 풍우한설을 비웃으며 기괴한 자태를 자랑합니다.
수능시험을 치르고 난 지금, 많은 수험생들이 허탈감에 빠져 있습니다. 잘 친 사람이나 못 친 사람이나 모두가 심리적 공백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수험생 여러분은 본격적으로 주체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방안에만 틀어 박혀 있지 말고 일어나 가까운 산을 찾아 당당하게 겨울을 맞이하고 있는 소나무와 무언의 대화를 나눠 보길 바랍니다.답답할 때 사람에게서보다는 자연 속에서 더 큰 위안과 평화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사람을 가장 아름답게 인도하는 힘은 의지력입니다. 기둥이 약하면 집이 흔들리듯 의지가 약하면 생활도 흔들리게 마련입니다. 아무리 답답하고 절망적인 순간에도 무엇을 하고자굳게 결심하는 순간 내면에서 무한한 힘이 끓어오릅니다.
질문한 학생은 산행을 하며 허탈감에 빠져있는 자신을 다스려 보길 바랍니다. 단거리 경주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멀리 앞을 내다보며 장거리 경주에서 승리할 결의를 새롭게 다져야 합니다. 산행을 하며 나무와 대화를 나누어 보십시오. 겨울 산정에 외롭게 서 있는 노송은 좋은 벗이자 훌륭한 스승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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