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憲裁의 '同胞평등'결정 환영한다

헌법재판소가 약 260만명에 달하는 중국이나 구소련 등에 거주하는 우리 동포들을 사실상 동포로 인정하지 않은 재외동포법이 위헌이라고 결정을 내린건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이 법은 지난 98년 제정하면서 '재외동포'의 지위를 정부수립(1948년) 이전에 국외로 나간 동포는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법 적용대상에서 제외시켰는데 이게 헌법의 평등권 위배라는 게 헌재의 결정취지였다.

이들은 일제치하 살길을 찾기위해 또는 독립운동을 위해 해외로 나간 후손들로 그들에게 정부가 보상을 해줘도 시원찮을 형편에 동포지위마저 차별한다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고 자의적의 법제정이라는 헌재의 설명은 어느 누구도 감히 항변못할 명쾌한 논리였다. 또 미처 그 정(情)을 헤아리지 못한 우리의 옹졸함에 얼굴이 화끈거릴 자괴심마저 갖게 한다. 이 법의 차별성 때문에 중국동포들이 불법체류라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고통을 당했으며 아직 그 딱한 처지에서 벌벌 떨고 있는 수십만 동포들에게 우리는 사죄차원에서도 예우를 해주고 그들에게 고통을 안긴 '악질범죄자'에겐 상응한 죄를 묻는게 도리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우선 소수민족 문제로 중국과 러시아와의 외교마찰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는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가장 골칫거리는 대개 경제적으로 빈곤한 그들 동포들이 대거 몰려 올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의 노동시장 혼란상이나 의료보험 등 각종 사회복지혜택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을 적절히 활용하면 노동시장은 오히려 유연성 증대의 측면도 없지 않다.

문제는 지금도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일부 동포범죄자들을 우리 치안당국이 어떻게 대처하느냐도 고민거리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 법 개정시한인 2003년말까지 모든 문제점들을 현실적으로 어떻게 법적으로 제재하느냐를 심각하게 고민한 '새법'을 유연하게 탄생시켜 '새 동포'의 연착륙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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