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후의 보루 칸다하르 함락 임박

아프가니스탄내 반(反)탈레반 세력이 30일 탈레반의 마지막 보루인 칸다하르 인근의 공항주변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토라 보라 산악지대에 대한 소탕작전을 준비하는 등 아프간 전쟁을 마무리하기 위한 막바지 공세에 나섰다.

북부동맹과 현지부족으로 구성된 반탈레반 병력은 칸다하르 동남쪽에 위치한 공항 주변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여 주그나리 구역을 장악한 것으로 반탈레반 진영의굴 랄리 사령관이 밝혔다.

그는 반탈레반 병력이 탈레반 전사 80여명을 생포하고 탱크 5대와 대공포, 로켓발사대 등을 노획하는 전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피터 페이스 미합참부의장은 칸다하르의 상황이 "유동적"이라고 밝히고 "반탈레반 진영과 탈레반 지도부간에 항복협상이 진행 중인것으로 알고있다"고 덧붙였다.

존 스터플빔 국방부 대변인은 탈레반 병력 중 일부가 장기전을 준비 중이나 다른 한편으로는 전선이탈과 투항이 잇따르는 등 궤멸로 치닫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토라 보라 산악지대에 600여명의 알-카에다 조직원과 탈레반 외국인 자원병이 모여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산악은신처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알리는 토라 보라 공격과 관련된 최종 결정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히고그러나 빈 라덴 추종세력이 투항하지 않으면 조만간 행동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탈레반 진영에서 투항조건을 협상하기 위한 대표단을 파견한 것으로밝혔다.

미국은 아프간 탈레반 정권 붕괴와 알카에다 테러망 분쇄 등 대(對)아프간전 승리 이전 아프간내 다국적 평화유지군 배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백히 했다.

미국은 또 탈레반 최고 지도자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에 대한 신변 보장 협상을 반대하며 오마르와 오사마 빈 라덴 등 테러범죄 용의자를 군사법정에 세울 의지를 밝혔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30일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서 "완전한 전쟁승리에 앞선 평화유지군 주둔은 시기상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미국이 아프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가장 핵심적인 방안은 이 지역에 전쟁을 일으킨 알카에다 테러조직과 탈레반 정권을 궤멸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플라이셔 대변인은 "그렇다고 미국이 다국적 평화유지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면서 독일 본에서 차기 아프간 정부 구성을 위한 정치적 해결책 모색을 위한 논의가 진행중인 만큼 미국은 현시점에서 그같은 정치적 해결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현시점에서 평화유지군의 아프간 배치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아프간내 도피중인 빈 라덴과 알카에다 테러망 분쇄가 완전히 이뤄지고 과도정부가 수립될 때까지 당분간 아프간내 평화유지군 주둔이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전황 브리핑에서 "미국은 오마르에게 사면이나 안전한 탈출을 허용하는 어떠한 종류의 협상에도 강력히 반대한다"고 못박았다.

럼즈펠드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탈레반의 군사 통제권을 완전히 상실한 오마르가반기를 든 병사들에게 살해당할 것을 우려해 파슈툰족 반군측과 투항협상을 은밀히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NBC방송이 전날 보도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럼즈펠드 장관은 "미국은 탈레반의 고위 지도자 모두의 체포를 원하고 있다"면서 알카에다 대원들 역시 풀려나 다른 나라들로 잠입해 테러행위를 계속 벌이는 사태를 막겠으며 이들을 체포해 우선 신문한뒤 미국의 지명수배자로 확인되면 이들을 신체적으로 구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지금까지 체포된 알 카에다 대원들이나 탈레반 지도자들 가운데 미국에 의해 구금된 자는 아직까지 한명도 없으며 이들에 대한 구금및 군사법정 회부 절차등도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류승완 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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