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경북도내 곳곳에서 벌어진 농업경영인 궐기대회에서는 농민들이 PP포대로 옷을 해 입고 나타나는가 하면 시위 농민 숫자에 맞먹는 7천여명의 경찰이 동원되기도 했다.
○…경산의 농민 150여명은 농협시지부 건물에 달걀 세례를 퍼부었으며, 일부는 농협 간판을 떼내려다 경찰의 저지를 받기도 했다. 농민들은 최희욱 시장에게서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답변을 들은 뒤 오후 3시30분쯤 해산했다.
○…경주에선 상당수의 여성농민까지 참가해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역 광장에서 벼를 불태운 후 농협에 페인트를 뿌리는 등 거리 시위에 나서자 도심에 한때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또 80여명이 트럭을 몰고 대구 집회에 참가하려 하자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경찰이 봉쇄하기도.
○…영천시청 광장에서 열린 농민대회에서는 '벼 화형식'과 가두시위 문제로 농민경찰, 농민농민 사이에 갈등이 빚어졌다.
농민들이 벼 가마를 태우려 하자 이대원 경찰서장이 나서서 "공공기관 구내에서 허가되지 않은 방화 행위를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저지했고, 이에 "벼 가마도 마음대로 못태우느냐"고 농민들이 항의해 밀고 당기기가 벌어진 것. 또 한농연 집행부가 불상사를 우려해 벼 태우기를 포기하자 일부 농민들은 "나약한 집행부 총사퇴하라"고 격렬히 성토하면서 이탈, 가두시위도 무산됐다.
○…군위에선 농민들이 농협중앙회 군지부 간판을 검은 천으로 가리기도 했으나, 사무실 진입 및 대구집회 참가 등 문제를 놓고는 한농연 집행부와 갈등을 빚었다. "경찰이 막는다고 사무실로 안들어가면 되느냐" "대구에 못가게 회장단이 일부러 시간을 지체시켰다"는 것이 항의 내용.
경찰 원천봉쇄로 농협 진입과 고속도 진입이 막힌 뒤엔 톨게이트 입구 도로 위에 술판을 벌여 일대 교통이 30여분간 정체됐다.
○…성주에선 'WTO 귀신' '쌀 포기 정권 귀신' '농협중앙회장 귀신' 등 허수아비 화형식이 대회의 피크를 이뤘지만, 참가자 상당수가 참외 비닐하우스 덮개를 덮으려 귀가하는 바람에 곧바로 열기가 식었다.
○…의성에서는 일찌감치 현장 집회를 끝낸 후 오후 1시쯤 농민들의 차량 400여대가 지휘부를 따라 일제히 5번 국도에 진입하면서 교통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경찰이 버스 3대로 4차선 도로를 완전 봉쇄, 일반 차량들이 고속도로 우회해야 했던 것. 농민들은 중앙고속도 점거를 시도하기도 했으며, 다급해지자 정해걸 군수는 마이크로 "의성에선 가마당 5만7천760원 수매가를 군청이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며 과격 행동 자제를 호소했다. 이 약속을 들은 뒤 농민들은 집행부 차량 1대만 대구로 보내고 나머지는 해산했다.
○…영덕 농민들은 스프레이로 농협군지부 간판에 '농민회관'으로 고쳐 써 넣는가 하면 '근조'라는 농협 비난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안동에서는 참여 열기가 식은듯 주최측이 기대했던 700여명보다 훨씬 적은 200여명만 시위에 참가했고, 그 이후에도 귀가자가 많아 대구 집회 참가마저 포기했다.
○…영주지역 농민 300여명은 오후 1시쯤 차량에 나눠 타고 시속 20~30km 정도로 서행하면서 5시간여 동안 죽령 고갯마루까지 왕복하는 시위를 계속했다. 이때문에 죽령을 넘던 일반 차량 수백대가 거북이 걸음을 했다.
○…예천지역 농민 60여명은 차량 30여대에 나눠 타고 영주 톨게이트쪽으로 고속도로로 진입을 시도하다 덤프차 등으로 바리게이트를 치고 막는 경찰에 막혀 30여분간 대치하다 해산했다.
○…시군별 대회를 마친 농민 300여명은 경북도청 옆 대구체육관 광장으로 모여 마무리 집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농연 경북연합회 장철수 회장은 "정부는 더이상 농민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고 농협도 농민들을 볼모로 삼지말라"고 규탄했다.
집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한 이의근 경북지사는 121억원 지원(본지 30일자 보도) 방침을 특별히 강조했다.
농민들은 오후 6시쯤 '쌀 포기 세력' '농협중앙회' 등 이름이 적힌 허수아비 2개의 화형식을 가진 뒤 떼갖고 온 농협 포항시지부 간판도 불태웠다. 또 일부 농민들은 대회 진행 등에 불만을 터뜨리며 연단을 넘어뜨리기도 했다.
농민들은 대구 집회를 오후 6시30분쯤 끝내고 대부분 귀가했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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