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첫눈 오던 날… 들뜬 연인들

"첫눈 내리는 날엔 사랑을 전하세요…" "오늘 저녁에 창가 자리로 예약하고 싶습니다" "장미와 안개꽃 바구니 하나 예쁘게 해서 보내주세요".

점심을 먹고 회사로 오는 길에 싸락눈이 내리는 것을 본 최모(29·대구시 남구 대명동)씨는 황급히 레스토랑과 꽃집에 전화를 걸었다. 첫눈이 내리는 날 애인에게 근사한 곳에서 프로포즈를 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

최씨는 "친구들이 눈이 내리는 날 프로포즈를 하면 성공률이 높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일기예보에 없었던 눈이 갑자기 내려 당황했지만 오늘 밤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대구지역에 지난해 보다 20여일 빨리 첫눈이 내린 3일 오후 휴대폰으로 사랑을 나누는 연인들이 많아지면서 통화량이 급증해 011, 016 등 휴대폰마다 통화대기 상태가 길어졌고 동성로, 대학가 등엔 첫눈을 반기는 연인들로 북적됐다.

SK텔레콤에 따르면 평소 대구·경북지역의 시간당 통화량(011)은 150만콜 안팎인데 눈이 내린 3일 오후엔 시간당 180만콜을 기록, 통화량이 20% 증가했다. KTF의 경우 평소 시간당 통화량(016, 018)이 105만콜에서 이날 오후 194만콜로 폭증했다대구시내 꽃배달 업체도 이날 꽃주문량이 평소보다 느는 등 즐거운 오후를 보냈다. 수성구 ㄱ꽃배달 업체 사장은 "눈이 펑펑 쏟아지면서 연인들에게 보내는 꽃바구니 주문이 평소보다 50% 늘었다"고 말했다.

대구기상대 관계자는 "지역에 기압골의 영향이 커지면서 강수 현상이 나타나 3일 오전 10시쯤 싸락눈이 내리면서 올해 첫눈으로 기록됐다"고 말했다.

한편 ㄷ결혼정보회사가 최근 20~30대 남녀 604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첫 눈 오는 날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카페'(33.0%)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남성의 경우 '포장마차' '고궁·공원', 여성은 '대학가·동성로 등 번화가' '바다'였다.

또 연인들은 '눈길을 걷고 싶다' '차를 마시겠다'고 대답한 반면 애인이 없는 사람들은 '울고 싶다' '방에서 자고싶다' '헤어스타일을 바꾸겠다'순으로 대답했다.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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