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는 서구식 단일문화를 위해 우리가 지켜온 삶, 언어, 음식, 건축 그리고 존엄성을 포기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세계화는 선진국 진입, 일등 시민이라는 수사로 다가왔지만 실상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실업과 파산, 빈곤과 소외를 안겨다 주었다. 또 초단기 이윤 따라 움직이는 세계금융자본에 종속되고 국가는 금융위기에 대처할 능력을 잃어 버렸다. 그럼에도 세계화의 기세는 움츠러들 줄 모르고 있다.
'위대한 전환-다시 세계화에서 지역화로'는 유토피아적 미래 비전으로 다가오고 있는 세계화에 경종을 울리며 세계화가 야기하는 파괴적 과정에서 벗어 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추진엔진이 국민국가가 아닌 초국가 금융과 기업이며 이들 금융, 기업들의 원칙과 문화가 어떻게 인간과 공동체 문화, 자연을 파괴하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들로 밝히고 있다.
기업 후원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한다는 이유로 인문과학과 예술 분야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캐다다 교육현장, 서구의 개발 논리가 유토피아적 환영으로 투영돼 일그러져 가는 라다크의 개발 현실 등 세계화 충격이 가져온 외국 사례는 남의 일이 아님을 반영하고 있다.
자유무역, 구조조정 등도 환경, 노동자의 권리 등에 대한 규제, 지역 기업의 보호, 민주적인 통치과정 등의 방애를 받지 않는 경제활동을 추구하기 때문에 성장과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도구가 아니라 문제의 근원임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세계화는 자연을 파괴하고 문화를 획일화하며 지역 공동체를 파괴, 구성원들로부터 자신의 삶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을 송두리째 빼앗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필자들은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지금의 상황을 역전시킬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학자, NGO활동가, 세계은행 전 간부 등 40여명의 필자들은 현재의 비인간적인 경제 세계화 체제에서 지역 중심체제로 방향을 전환해야 함을 한결같은 목소리로 전하고 있다. 자기충족성을 강조하는 지역 공동체에 기반한 대안 경제 및 대안사회의 실험과 건설 등 지역 중심체제만이 세계 경제를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것.
이미 우리 사회에서도 싹트고 있는 지역 화폐, 공동체 지원을 받는 농업, 지역 공동체 정당의 수립 등에서 필자들은 세계화의 그늘에서 벗어 날 수 있는 희망을 찾고 있다. 웬델 베리 외 지음, 제리 맨더·에드워드 골드스미스 편저, 동아일보사 펴냄, 661쪽, 1만5천원.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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