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간 기다려준 아내가 고마울 따름입니다".4일 오후 6시 30분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알리앙스예식장. 한 노부부의 '눈물의 결혼식'이 열렸다.
이날 턱시도와 면사포의 주인공은 반세기만에 고국의 품에 안긴 사할린 동포 김창생(78·경북 고령 대창양로원) 할아버지와 평생 수절한 채 김씨만을 기다려온 아내 손순이(76) 할머니. 이들은 하객들로부터 기다린 시간 만큼이나 많은 축하와 축복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 43년 부부의 연을 맺은지 한달만에 김 할아버지가 일제에 의해 러시아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되면서 생이별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김 할아버지는 타향살이의 외로움에 적응하지 못해 지난 67년 러시아에서 한국계 러시아 여성과 재혼했지만 98년 잠시 고향 성주에 들렀을 때 손 할머니의 수절모습을 보고 러시아 아내에게 옛 아내와 살고 싶다고 부탁, 지난 7월 영구 귀국했다.
이날 결혼식은 자선모임 성심회가 주선했다. 김 할아버지 부부는 고령 대창양로원에 제2 신혼 보금자리를 꾸미게 됐다.
"함께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얼마나 기도했는지 모릅니다. 남은 여생, 그간 못했던 사랑을 마음껏 하며 살 겁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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