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 대비 한국형 응원 개발하자

지난 86년 멕시코 월드컵을 관전하면서 현장에서 느낀 점이다. 제 13회 월드컵 개최지가 멕시코시티로 확정되자 모든 나라들은 입지조건이 월드컵 개최지로는 부적절하다며, 개막 초까지 비판의 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막이 오르자 멕시코인들의 축구에 대한 열광이 그 비판의 목소리를 잠재워 버렸다. 멕시코인들이 외친 응원구호는'멕시코'를 세 번 외치고 박수를 세 번 치는 동작이었다. 그들의 구호는 극히 단조로웠지만 한꺼번에 토해낸 함성과 박수는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이 동작이 네번 반복되면잇따라 파도형 응원이 펼쳐진다. 먼 자리에서 이 장면을 보면 마치 '인간 파도'를 연상케한다. 또 하나의 감동은 호우가 쏟아지는 한국-불가리아전에 우비도 없이 비를 흠뻑 맞은 채 '꼬리아'를 외치며 응원하던 모습을 보고 감동을 느꼈다. 이 열기가 우리 한국 경기장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 때의 파도형 응원은 86년 아시안게임이열린 잠실운동장에 처음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요즘 축구 야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우리나라 응원은 '붉은 악마'만이 조직적 응원을 할 뿐 일반관중들의 응원은빈약하기 그지 없다.

한일 월드컵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마당에 우리도 멕시코인들과 같은 호소력있는 응원을 개발, 세계인의 가슴에 한국의 인상을 깊이 심어주었으면 한다.

이주녕(축구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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