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양생(養生)의 원리

이러 저러한 일에 쫓기다 보니 나를 되돌아 볼 시간이 없어진다. 나를 되돌아 볼 시간이 없어지니까 남을 볼 여유도 없어지는 것 같고, 남이 보이지 않으니까 내 속에 함몰되어 스스로 각박해짐을 느낀다.

스스로 각박해지니 제일 먼저 웃음을 잃고 그리고 타인의 존재를 잊게 된다. 타인의 존재를 잊게되면 그것이 바로 윤리 의식의 증발 아닐까. 당장에나만해도 남이 보이지 않으니 거칠어지고 불손해진다.어른들 말처럼, 사람이 영물인 것이 상대방에 대한 감정은 거의 즉각적으로 전달되어 말로 하지 않더라도 닫힌 마음의 상태를 바로 확인하게 되어 서로 서로에게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이럴 때 한발 물러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윤리의식의 환기를 궁리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칭찬과 웃음인데, 칭찬과 웃음은 스스로뿐만 아니라 서로의 관계를 매우 부드럽게 해주어 나와 남을 볼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이 여유가 예절과 윤리의 출처인 것 같다.우리 경상도 사람들은 특유의 사투리 때문에 거칠고 투박해 보이며 심하면 불친절해 보이기도 해서 상대방이 불쾌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하면대부분 기질 쪽으로 해명하곤 하는데, 설명조차도 '원래 경상도 스타일이 그래!' 한마디면 끝이다. 이런 무뚝뚝한 기질 때문인지 경상도 사람은 웃음과 칭찬에박하다.

칭찬을 들을 때 나의 경우는 마음이 순해지고 더욱 더 분발하는 것 같다. 또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고, 웃는 모습에 성난 스스로가 무안해지기도한다. 순해진 마음은 잘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윤리의식을 일깨우거나 강화해준다.

내가 생각하기에 윤리란 우리가 함께 '우리로 사는 것'을 보다 수월케 하기 위한 약속이다. 그리고 이 약속이 우리에게 양생의 원리가 될 수 있는것은 다음 두 가지를 알려주기 때문인 것 같다.

스스로 자신을 위로하는 법 그리고 남을 인정하는 법. 칭찬과 웃음이 양생의 원리로 이어주는 요소라면 기질을 당연시하기보다 칭찬해주기 위해 노력해도 좋은 일이다.

남인숙(갤러리M 큐레이터)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