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제정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던진 화두는 '국가간 빈부격차 해소를 통한 세계평화의 구현'이었다.
노르웨이를 공식 방문중인 김 대통령은 6일 오후(현지시간) 오슬로 홀멘콜렌 파크호텔에서 '20세기의 분쟁과 21세기를 위한 해결 방안'을 주제로 열린 기념 심포지엄에서 '대화와 협력으로 세계평화를 실현합시다'란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빈부격차 해소'가 세계평화를 지키는 근본적인 처방이라고 역설함으로써 참석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전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 자격으로 이번 심포지엄에 참석한 김 대통령은 주제별로 나눠진 전체 9개 회의(Session) 가운데 제1회의(20세기 전쟁과 평화)에 참석, 첫번째 연설을 함으로써 이번 심포지엄을 인권국가로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는 기회로 활용했다.
먼저 김 대통령은 인류는 지금까지 인간 종의 탄생, 농업혁명, 4대문명의 발상, 사상혁명, 산업혁명 등 다섯 차례의 혁명을 겪었으며, 21세기 들어 정보화 혁명이라는 여섯번째의 혁명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한뒤 '정보화 격차' 문제를 제기했다.김 대통령은 "'제3의 물결'로 불리는 정보화 혁명은 인류에게 지식기반 경제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지만 그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면서 "정보화에 앞선 나라가 뛰어난 경제력을 가지고 개도국의 경제를 압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김 대통령은 "이런 현상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개도국과 선진국의 격차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오늘날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파괴적인 원리주의나 반(反) 세계화 운동의 저변에는 이러한 빈부격차에 대한 분노가 짙게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빈부격차의 해결없이는 21세기의 세계평화를 보장할 수 없다"면서 "핵무기도 미사일도 완전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9.11 미국의 테러참사를 언급한뒤 "우리는 이러한 비겁하고 잔인한 반문명적 테러행위를 근절시켜 한다"면서 "그러나 테러세력을 응징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그 뿌리를 다스려야 하다"고 역설했다.
김 대통령은 종교, 문화, 인종, 이념갈등의 저변에는 빈부격차가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가난하고 고통받는 나라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이 세계평화를 유지하는 근본적인 방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대통령은 '20세기 냉전의 마지막 유산'으로 남아있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김 대통령은 햇볕정책의 의미와 이 정책을 추진한 이후 남북관계 변화상을 상세히 소개한 뒤 "지금 남북관계는 다시 정체상태에 있지만 저와 우리 국민은 인내심과 일관성을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면 반드시 성공의 길은 다시 열리게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대통령은 '전쟁은 인간의 마음에서 시작한다'는 유네스코 헌장의 전문을 인용한뒤 "우리 모두 마음속에 있는 전쟁의 문화를 씻어내고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서자"고 호소했다.
한편 김 대통령은 심포지엄 참석을 마친뒤 노벨평화상 100주년 기념관을 방문하고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주최한 오찬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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