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소득의 절반을 차지하던 쌀 농사가 위기를 맞자 내년 농사 준비기를 맞은 농민들이 대체 작목 찾기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때문에 영농교육의 시설채소반 등에 참가 희망자가 급증하고 일부는 수출을 통한 돌파구 찾기를 희망해 관련 컨설팅 참가자가 대폭 증가했다.
청도 농업기술센터가 개설하는 올 겨울 영농교육 시설채소반에는 400명 이상의 농민들이 몰려 주최측조차 놀라고 있다. 청도에선 벼 외엔 복숭아.감 등이 특작으로 선호돼 왔지만 시설채소가 거의 없던 각남면.화양읍.청도읍 등에서까지 신청자가 급증했다는 것.
마늘 외에는 벼에 농업소득의 대부분을 의존해 온 의성에서도 영농교육 신청 마감 결과 올해 소득이 특히 높았던 자두반 신청자가 280명에 이르렀다. 1997년의 전국 쌀 증산왕이었던 정석조(41) 다인농협장은 "쌀농사 전망이 불투명해 앞으로 포기자가 적잖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업기관들도 농민들의 이같은 작목 전환 수요에 발맞춰, 청도 농업기술센터 채장희 소장은 "영농교육을 시설채소 중심으로 완전히 바꿨다"고 말했다. 경북농업기술원도 생산 기술 위주의 교육을 품질 중심으로 바꾸기로 하고, 내년에 '벤처농업대학'을 신설하며 새로운 소득원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쪽으로 교육 커리큘럼을 변경키로 했다.
그러나 한농 의성군연합회 최태림 회장은 "쌀농사 포기로 특작 농민이 증가할 경우 그 작목까지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했고, 봉양 안실들에서 오이를 재배하는 박진철(49)씨는 " 시설채소마저 과잉 생산으로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한편 스스로 수출길을 뚫으려 나서는 농민들이 적잖아, 경북농업기술원이 올해 처음 도입해 153회 실시한 수출 농가 기술경영 컨설팅엔 참여농가가 355호에 이르렀고 각 시군 농업기술센터 수출상담에도 1천854명이나 몰렸다. 컨설팅 3년째인 농수산물유통공사 경북지사 서현동 과장은 "컨설팅 행사 때마다 30~40여명의 농민들이 참가하지만 많을 때는 300여명에 이를 때도 있다"고 했다.
경북농기원 상담 담당 김수연씨는 "농민들의 수출에대한 관심이 많아져 컨설팅 인력이 오히려 부족한 실정"이라고 했다.
수요가 폭증하자 당국도 수출 지원 비중을 높여, 경북농기원은 전문 지원 부서를 신설해 수출상담 능력을 강화키로 했고, 청도 농업기술센터 경우 밀양시청의 농산물 수출 담당 공무원을 초청해 자문을 받기로 했다. 경북도청은 내년에 신선농산물 수출 물류비 등으로 20억원을 지원하고 축산물 수출 장려금 등으로 23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김치행 농수산국장은 "상황이 바뀐 만큼 경북 농정도 변해야 한다"며, 품질 중심의 경쟁력 높이기와 수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농민들의 수출 관심이 높아진 뒤 경북도내 올해 농산물 수출 실적은 작년보다 57% 증가한 2만317t(3천419만달러)에 달했다.
청도.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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