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군이 6일 최후 거점 칸다하르를 반(反) 탈레반 파슈툰 군벌에게 이양하기로 하는 등 사실항 항복을 선언, 탈레반 최고 지도자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와 9·11테러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처리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파슈툰 군벌은 탈레반측으로부터 병사 사면과 오마르 안전보장에 관한 조건을 받아들여 휴전을 선언했으나 미국은 빈 라덴과 오마르를 국제테러범으로 재판에 회부하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밝혔다.
◇자치정부와 파슈툰 군벌 입장=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 수반은 탈레반의 항복과 관련, 미국 정부가 요구한대로 오마르를 체포할 지 여부에 대해 밝히길 거부했으며 빈 라 덴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에 가담중인 수백명의 아랍, 파키스탄, 체첸, 기타 외국인병사들의 처리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카르자이 수반은 그러나 앞서 빈 라덴을 추종한 용병들은 명백한 범죄자이며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고 언급해 처리여부가 주목된다.
그는 CNN과의 위성전화 인터뷰에서는 오마르와 파슈툰족 지역사령관, 종족 지도자들이 탈레반 투항에 합의했다고 밝히고 탈레반 전사들이 조직을 해체하고 귀가할수 있도록 할 것이며 오마르도 테러리즘을 단념한다는 약속을 한다면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압둘 살람 자이프 전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는 "모든 탈레반 병사들이 7일부터 파슈툰족 지역사령관인 물라 나키불라에게 무기를 넘겨주기 시작할 것"이라며 "오마르는 파슈툰족 지도자들의 보호하에 있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이프는 "이 합의는 탈레반이 칸다하르를 평화적으로 종족지도자들에게 넘겨주는 대신 탈레반 간부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확고한 단죄의지=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미국은 알 카에다와 탈레반 지도부를 처벌할 것이며, 오마르의 사면 여부와 관련된 어떤 협상도 반대한다"고 말해 오마르의 사면 요청을 일축했다.
그러나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빈 라덴과 오마르가 반드시 미국 법정으로 인도되지 않을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게 될 가능성은 생각하기 싫지만 그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면서 제3국 법정 허용을 시사, 탈레반 정권과 항복협상을 벌이고 있는 아프간 반군 지도자들에게 사실상 협상조건을 간접 제시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테러범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자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면서 "대통령의 그같은 발언은 오마르에게 직접 적용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빈 라덴과 오마르의 앞날=오마르가 칸다하르 이양을 조건으로 파슈툰 군벌로부터 사후 안전을 보장받았다 하더라도 오마르에게 남은 선택은 은신이나 체포후 재판회부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빈 라덴도 수단, 소말리아 등 제3국 탈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짐에 따라 동굴 등에서 장기간 은신을 꾀할 것으로 보이나 본격적인 색출작전시 사살되거나 자살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관측은 과거 구 소련 항쟁때처럼 후방 지원이 사실상 전무한데다 칸다하르 이양 이후 탈레반군의 궤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장기간 항전이 불가능하기 때문.
미국은 오마르가 '품위있게 살도록' 허용하는 어떠한 협상도 거부하고 빈 라덴 역시 생포·사살여부에 관계없이 반드시 국제테러전범으로 법정에 세울 것임을 분명히 밝힌 만큼 군사작전을 빈 라덴과 알 카에다 조직원을 추적, 궤멸시키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유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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