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수지 김'사건 내사중단 지시를 내린 혐의로 10일 구속된 이무영(李茂永) 전 경찰청장은 퇴임후 불과 한달여만에 실세 경찰총수에서 수인(囚人)으로 전락, 영욕(榮辱)이 엇갈리고 있다.
경찰간부후보 19기인 이 전 청장은 경찰 호남인맥의 대표적 인물로 현정권들어 경찰대학장과 서울경찰청장 등 요직을 거쳐 경찰청장(1999. 11. 15∼2001. 11. 9)으로 2년간 '장기집권'했다.
그는 경찰총수 재임시 경찰관 처우개선과 직무관행 변화 등 역대 어느 청장도 하지 못했던 경찰개혁을 과감히 추진, 언론의 각광을 받으며 경찰내 개혁의 상징적 존재로 평가받아왔다.
실제로 시위현장에서의 '무 최루탄 원칙' 고수, 파출소 3교대 근무, 미성년 매매춘 강력 단속, 직원수당 인상 등은 중하위직 경찰의 박수를 받았고, 경찰 이미지를 상당부분 개선시켰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특유의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 독선적 업무스타일, 특정인맥 위주의 발탁인사, 조직의 계통을 무시한 정책결정 등으로 조직내 반발을 사기도 했다.
특히 임기 2년째로 접어들던 지난해말 반발을 무릅쓰고 치안정감 3명 전원의 옷을 벗기며 전남출신 박금성치안감을 서울경찰청장을 전격발탁했으나, 박 청장도 학력시비로 이틀만에 물러나 사상 초유의 경찰고위간부 인사파동을 겪기도 했다.
또 대우자동차 노조원 폭력진압, 경찰대 출신 간부 집단지지파동, 제주경찰서의 정보문건 유출파문 등으로 재임중 수차례 위기를 맞으며 야당 등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기도 했으나 뚝심으로 버텨냈다.
지난달 초 퇴임한 이 전청장은 재임기간의 개혁 이미지에다 여권 실세와의 두터운 교분을 바탕으로 내년 전북지사선거에 출마, 정치인으로 변신을 꾀했었다.
그러나 예기치 않았던 뜻밖의 암초에 걸려 경우에 따라서는 미래 정치인생이 좌절되는 것은 물론 영예롭게 마감한 경찰공직생활에 오점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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