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소병원 의사 연봉 '천정부지'

의사들의 개원이 봇물을 이루면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병원의 의사 봉급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따라서 의약분업이후 환자감소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병원들이 이른바 '페이닥터'의 연봉이 1억원대까지 뛰는 경영부담을 보전(補塡)하기 위해 과잉진료를 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대구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의약분업 이전 중소병원 페이닥터 임금은 월 300만~400만원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2배 가까이 폭등, 내과 소아과 일반외과는 600만~700만원, 산부인과는 800만원선에 이르고 있다.

더욱이 대부분 중소병원들은 의사들이 고임금에 따른 높은 세금을 꺼린다는 점을 의식, 세금 공제 후 이같은 임금을 지급하고 있어 실제 임금은 이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이들 의료기관들이 의사 인력난속에서도 종합병원 자격인 '내과· 일반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 필수과목을 유지하기 위해 고임금을 지급해서라도 이들 전문의들을 확보하려 하기 때문이다.

병원들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에 의료비를 지급할 때 의원· 병원· 종합병원 등급에 따라 추가로 지급하는 종별가산율이 의원은 20%, 병원은 23%, 종합병원은 25%로 차등을 두고 있어 종합병원 요건인 필수과목 의사 고용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대구 ㄱ종합병원 관계자는 "종합병원 자격을 유지하지 못하면 월 매출 10억원 기준으로 보험공단에서 매달 5천만원정도의 급여가 감소한다"며 "소아과 의사를 구하기 위해 월급 600만원을 제시했으나 아직 오겠다는 의사가 없어 속을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임금에 따른 경영압박을 받는 중소병원 가운데는 수입을 올리기 위한 불필요한 검사남발, 입원기간 연장 등의 과잉진료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병원 관계자들은 "이같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종합병원 필수과목을 폐지 또는 축소하고, 중소병원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확보한 진료 과목에 대한 가산율을 종합병원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올 해(10월말 현재) 전국의 400병상 미만 병원 144곳에서 이직한 의사는 총정원 1천5백25명의 34%인 519명이다.

이들 중소병원이 충원해야 할 전문의는 10월말 현재 내과 89명, 일반외과 32명, 산부인과 27명, 소아과 46명 등 548명에 이르고 있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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