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의 축복 없이는 쓸 수 없었다는 소설. 토마스 만(Thomas Mann) 스스로 자신의 최고 걸작으로 꼽았던 장편소설 '요셉과 그 형제들'(살림출판사)전6권(깊이읽기 1권별도)이 국내에 처음으로 완역.출판됐다.
'야곱 이야기' '청년 요셉' '이집트에서의 요셉' '먹여 살리는자, 요셉' '요셉과 그 형제들-깊이읽기' 등 4부작으로 구성된 이 대작 집필에만(Mann)이 정열을 쏟은 세월은 자료 준비기간까지 합해 무려 16년.이 기간동안 작가는 독일의 나치집권과 제2차대전 그리고 스위스와 미국 망명생활을 경험했다. 노벨 문학상의 영예를 안겨 준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이 청년기의 작품이라면 '마의 산'은 50대, '요셉과 그 형제들'은 70대에 접어들어 완성한 작품이다.
'요셉이 형제들에게 미움을 받아 이집트로 팔려가 재상이 된다는 이야기…'. 이 소설은 구약성서 창세기 27장에서 50장까지의 짧은 이야기를기초로 하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쓰게 된 동기 중의 하나가 '나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전에는 종교사와 신학이 자신의 관심사가 되리라고 짐작도 못했지만 나이가 들어 인생을 돌이켜 보니 인간 혹은 인류의 기원에 천착하지않을 수 없게 됐고 자연스럽게 몰두하게 된 것이 성서와 신화라는 것이었다.또 파시즘이 왜곡시킨 신화를 휴머니즘을 위한 것으로 바꾸기 위해 쓴 작품이라고 했다. 그만큼 이 소설은 다양한 신화들로 겹겹이 싸여있다. 토마스만이 깨닫고 싶어하는 기원에 대한 답은 바로 '신화'라는 틀 속에 있었던 것이다.
인류가 가지고 있는 문화의 기원 신화들. 메소포타미아의 탐무즈와 길가메쉬 신화, 이집트의 오시리스 신화, 성서의 요셉 이야기, 그리스.로마의 아도니스와 디오니소스 신화, 그리고 예수의 생애 또한 기존 종교적 문화유산이 투영된 것으로 구약성서(신화화)를 원형으로 한 부활의사상을 근간으로 삼고 있다는게 작가의 시각이다.
그가 여기서 구하고자 한 것은 바로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의 사명이었다. 고통과 죽음의 시대를 체험한 그는 부활이 필요했던 것이다.새롭게 다시 산다는 것, 그리고 신을 찾는 인간만이 경건해질 수 있다는 것을 그는 만년에 깨달았다.
요셉의 이야기를 신화와 접목시키고 요셉에게 피와 살을 덧붙여 생생하게 살아 숨쉬게 한 토마스 만의 묘사와 상상력은 그래서 인류서사문학의 한 극점 (極點)을 이룬다 . 이 대작을 완역한 여류 독문학도 장지연씨 또한 "3년 3개월 동안 번역의 감옥에서 살았다"고 고백하고 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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