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이어 한나라당도 정치개혁의 태풍권에서 예외가 아니다. 한나라당은 11일 국가혁신위의 정치발전분과위 보고를 통해 당권-대권 분리 등 정치쇄신 방안들에 대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민주당의 움직임에 등을 떠밀린 모양새이긴 하지만 한나라당은 연말이나 내년초 의원연찬회 등을 통해 내부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뒤 2월쯤 혁신위 차원의 최종 보고서를 마련, 총재단회의와 당무회의 등을 거쳐 당론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당권-대권 분리문제의 경우 이회창 총재는 이날 서청원 정치분과위원장으로 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이 문제를 포함, 당의 자율적 운영을 보장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검토, 최종 단계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도록 자료보완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총재의 발언은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는 것이지만 핵심 당직자들은 "사실상 당권-대권 분리안을 수용한 것으로 간주하면 된다"고 부연 설명했다.
결국 당내 비주류 중진들과 소장파 의원들의 요구를 일단 수용한 셈이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가시화시킬지의 문제에 이르면 아직 당내 논란이 완전히 가라앉은 게 아니다.
최병렬 부총재와 비주류의 김덕룡 의원 등은 대통령과 당 총재의 분리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즉 당내 대선후보가 당선된 후에 총재직을 내놓도록 한다는 것이다. 반면 박근혜·이부영 부총재 등은 당선에 앞서 대선후보와 총재직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다른 쇄신방안인 책임총리제 도입문제에 대해선 이 총재가 현행 헌법 정신을 최대한 살리면 충분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의 권한 강화를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자칫 위헌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총리의 각료 제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선에서 개선안을 마무리짓겠다는 입장이다.
각급 공직후보의 상향식 공천제에 대해선 이를 수용한다는 원칙을 세웠으나 정치 현실을 감안, 당분간은 제한적으로 적용하겠다는 쪽으로 가닥잡고 있다. 지방선거의 경우 단체장이나 광역의원 후보중 일부에 한해 경선을 실시하는 한편 중앙당의 공천심사위에도 외부인사 참여율을 더욱 높임으로써 대외적으로 객관성을 제고시키겠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또 정부쇄신 차원에서 중앙 정부는 외교와 국방, 통일, 재정 등의 권한만 갖고 나머지는 지자체에 이양하는 등 지방 분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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