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 남아돌고 있다. 전국농민단체협의회 보고에 따르면 올해 쌀 재고량은 1천100만섬. 농민들은 떨어진 쌀값 때문에 시름이 이만저만 아니다.
계명대와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가 지난 6일 계명대에서 개최한 '밥 중심 식생활, 왜 중요한가'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은 '밥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고 믿는 일반인들의 잘못된 고정관념을 바꿔주는 기회가 됐다.
주제발표를 한 동덕여대 김영옥 교수는 지난 1970년대 이후 30년간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품섭취양상을 보면 식물성 식품의 섭취량은 양적 변화가 별로 없었으나 동물성 식품의 섭취는 약 3배나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산업화와 서구화의 흐름 속에서 밥 중심의 전통 식생활의 소중함을 잊고 서구식, 간편식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빵 식사나 패스트푸드는 영양적으로 부족하거나 지방의 과잉섭취를 초래할 수 있다. 최근 10년간 비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성인병이 증가하는 것도 이같은 식생활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98년 국민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침 결식률은 35.1%나 된다. 아침을 거르면 점심을 과식해 고혈당이 되면서 당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뇌 활동에 필요한 포도당 부족으로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손숙미 가톨릭대 교수는 "밥에 된장국, 생선구이, 나물, 김치 등이 어우러져 있는 밥 중심 식사는 지방량이 낮은 대신 불포화 지방산은 높아 고지혈증과 비만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소중한 식량인 쌀을 더 많이 소비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연구는 사실상 필요성이 없었다. 그러나 쌀 재고 누적에 따른 가격 하락을 막고 쌀생산체제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쌀 소비방안이 요구된다.
계명대 고봉경 교수는 "밥 위주의 아침식사를 할 수 있도록 간편한 아침식사를 개발하고 체중조절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밥 식사와 체중조절과의 올바른 관계를 인식시키는 영양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 교수는 또 쌀을 이용한 전통식품들인 죽, 떡, 한과, 음료, 술 등의 가공 방법과 설비의 현대화를 통한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하고 제품의 고급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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