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금융권 은행강도 대책 부심

기업은행 대구성서공단지점 대낮 강도 사건을 계기로 지역 금융권에선 안전관리시스템 종합 점검, 출납 창구에서의 현금 일정액 이상 보유 금지, 현금 관리 및 수송시 특별 안전대책 강구 등 뒤늦게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있다.

사건 당사자인 기업은행 대구.경북지역본부는 12일 오후 긴급 영업점장 회의를 소집, CCTV 사각지대 보완, 민간 경비업체 이외 파출소와의 비상벨 연결, 365코너 점검 등을 강화키로 했다.

기업은행은 또 사고 발생시 직원들의 임기 응변식 대처가 미흡했다고 보고 영업 직원들에 대한 사건 대응 교육을 집중 실시할 계획이다.

지역에서 가장 많은 영업점을 갖고 있는 대구은행은 11일 오후 기업은행의 사고 내용을 정밀 분석, 대처 요령을 명시한 은행장 명의의 긴급 공문을 전국 182개 영업점에 내려 보냈다.

대구은행은 특히 영업시간 중에는 고액의 현금은 모두 금고에 보관하고 출납계에는 당장 지급해야 할 일정액 이하만 비치토록 했다. 기업은행이 강탈당한 1억2천여만원도 출납창구가 아닌 금고에 있었더라면 강도가 그처럼 재빠르게 가져가지는 못했을 것이란 분석.

대구은행은 또 출납계에는 반드시 가스총을 비치해 긴급 사태에 대비하고 영업시간중에는 통용문(영업시간 이후 고객 출입구)을 잠그도록 했다.

농협중앙회 대구 및 경북지역본부도 12일 중앙회 점포 및 일선 단위농협을 대상으로 연말 복무 기강 점검에 들어갔다. 농협은 이 기간 동안 직원들의 긴급 사고 대처요령, 비상벨 점검 상태, 가스총 관리실태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연말 연시 영업점에 경찰관 조기 파견 요청, 비상벨 점검 및 현금 수송시 경비요원 동행 등 안전수칙을 마련하고 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대구지역 상당수 금융기관들이 경찰과의 비상연락망을 갖추지 않고 있으며, 비상벨 사용요령을 모르는 직원들도 적잖은 것으로 드러나 방범대책이 절실한 상태다.

은행 엽총강도사건이 발생한 달서경찰서가 12일 은행을 비롯한 관내 금융기관 54곳을 조사한 결과 경찰서 상황실 또는 파출소와 비상연락망을 갖춘 곳은 26곳에 불과, 절반이 넘는 금융기관이 경찰과 비상벨을 연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경찰과 비상망을 갖추지 않은 금융기관들은 대신 사설경비업체와 방범계약을 체결, 금융기관 898곳 중 895곳이 이들 경비업체와 비상망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에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경찰에 비해 범죄제압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경비업체 직원들이 먼저 출동하고 있어 초동수사에 문제를 낳고 있다.

11일 발생한 기업은행 성서공단지점 은행강도사건에서도 ㅇ경비업체 직원들이 경찰보다 1분30초 가량 현장에 먼저 출동, 엽총으로 무장한 범인과 맞닥뜨릴뻔했다.

게다가 상당수 금융기관 직원들은 비상벨 위치나 작동요령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적잖다는 지적이다.

기업은행 성서공단지점 경우 사건 당시 인근 파출소가 아닌 달서경찰서 상황실과 연결해 놓은 6개의 비상벨이 있었으나 직원들은 경비업체 비상벨만 눌렀다는 것.

기업은행 관계자는 "급박한 순간에 직원들이 제대로 대처를 못한 것 같다"며 "비상벨 점검 및 직원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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