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입 의·약·한의과 열풍

2002 대입 정시모집에서 의·약·한의학과 지원 열풍이 불고 있다. IMF사태 이후 입시에서 두각을 드러낸 이들 학과는 올해 경우 인문계 수험생들이 무더기 교차지원한 것은 물론 중위권 수험생들이 부산, 강릉, 제주 등에 있는 대학에까지 지원하는 등 최고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정시 원서 접수에서 경산대 한의예과, 계명대 의예과, 대구가톨릭대 약학부 등 대부분의 지역대 의·약·한의학과들은 접수 첫날 모집정원을 넘어서는 강세를 보였다.

대구가톨릭대 약학부는 32명 모집에 10일에만 39명이 지원했으며 11일부터 원서를 접수한 경산대 한의예과와 계명대 의예과도 첫날 각각 2.05대1과 1.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대구지역 고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학교마다 예년에 비해 올해는 의·약·한의학 계열 학과에 지원하는 자연계 수험생이 두배 가까이 늘어난데다 인문계 수험생들의 교차지원도 눈에 띄게 많다는 것.

ㄷ고 관계자는 "인문계 상위권 학생 가운데 3명이 지역대 의예과에 지원했고 고득점 재수생들의 경우 아예 의대 일색이다"고 말했다.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등의 의·약학과가 경북대나 영남대보다 경쟁률에서 강세를 보이는데는 교차지원 허용 여부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 여기에 심각한 대졸 취업난, 의약분업 이후 늘어난 의사들의 소득 등 사회적 분위기가 의예과 열풍의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대학의 수준이나 소재지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의예과에 지원하고 보자는 중위권 수험생도 학교마다 적잖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강릉대나 상지대, 제주대 등 강원, 충청, 제주 등지에 있는 대학의 의·약계열 학과 원서를 써서 막무가내로 내겠다는 수험생이 학급마다 한두명씩은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올 입시에서 지역 대학들의 의·약·한의학 계열 학과들은 합격점이 상당폭 오르겠지만 공학·과학계열 학과들의 경쟁률과 합격점은 예년에 비해 다소 떨어질 수 있다고 교사들은 전망했다.

경신고 김호원 교감은 "자연계에서 의예과 지원자는 10명 이상 늘어난 반면 공학계열 지원자는 크게 줄어 예년에 20~30명씩 지원하던 경북대 전자전기컴퓨터학부의 경우 올해는 10명을 겨우 넘겼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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