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생 중기활동 '삐걱'

방학동안 대학생과 중소기업을 연결해 취업 유도 및 인력 지원을 꾀한다는 대학생 중소기업현장체험활동(중활)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전공을 살린 일자리를 원하는 반면 기업들은 생산현장 근무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중활을 주선하는 주체가 중소기업청, 각 대학들로 나눠져 있는데도 협조체계는 미흡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대구경북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 겨울방학동안 중활을 위해 대학생과 업체를 연결시키고 있지만 12일 현재 실적은 9개 업체, 학생 15명에 불과하다. 계획대로라면 이날까지 연결작업을 마치고 13일부터 본격적인 중활에 들어가야 하나 실적 저조로 일정 지연이 불가피하다. 중기청 관계자는 아직기말고사를 치르는 학생들이 많은 탓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근무처에 대한 학생-업체간 인식 차이가 크다는 데 있다는 지적이다.중활에 참여하는 지역 대학 40개와 대구경북중기청에 신청서를 낸 학생 1천200명이 원하는 일자리는 대부분 전공과 관계 있거나 사무 및 전산관련업무다.

반면 대구경북중기청에 접수된 업체 251군데가 제공하겠다는 일자리를 보면 생산현장 근무 혹은 단순노무직이 대다수를 차지했다.대학생들에게 중소기업 현장을 체험시켜 취업 눈높이를 현실에 맞추도록 하고 중소기업의 장점을 일깨워 취업으로까지 유도하겠다는 중활사업취지가 첫 관문에서부터 빗나가고 있는 것이다.

대구경북중기청과 대학들이 중활을 추진하고 있지만 연계성이 부족한 것도 연결실적이 낮은 이유가 되고 있다.

제각기 참가신청을 받아 연결시키는 양상인데다 일부 대학들은 소속 대학생들에게만 연결시켜주려는 의도로 신청업체 명단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 때문에 사업을 총괄하는 대구경북중기청은 각 대학에 참여 신청한 업체가 모두 몇개나 되는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여름방학 처음 실시된 중활에서도 대학생 1천202명, 업체 392개가 신청했지만 실제 연결된 경우는 대학생 663명, 업체 261개로절반을 약간 웃도는 정도였다.중소기업청은 중활이 효과가 있다고 판단, 내년 예산을 별도 편성해 이 사업을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산을 당겨와서 이미 '중활참여수기 공모'사업도 했었다. 그러나 정부가 나서 예산까지 뒷받침해주려면 연결창구 자체를 서로 연결하는 등 중활이 더 짜임새 있게 추진돼야한다는 지적이다.

이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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