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강아지야'누구의 별명도, 욕도 아니다. 안동의 동화작가 권정생씨의 동화 '강아지똥'을 연상케하기도 하고 어린 자녀들을 친숙하게 부르는 말 같기도 하다. 개구쟁이 냄새가 물씬 묻어나는 이 뚱딴지같은 말은 대구시내 초등학교 교사들의 동화연구모임 이름이다. 글쓰기와 동화에 관심있는 선생님 몇 명이 지난 1994년부터 모임을 계속해오고 있다.
"동화 속에는 삶의 가장 기본적인 순수한 아름다움이 들어있습니다. 그걸 끄집어내서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거죠".
처음 이 모임을 만들 때부터 활동하고 있는 대구 감삼초등 이은생(39)교사는 단순히 좋은 동화책을 읽히기 위한 모임만은 아니라고 했다. 동화를 읽어줌으로써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좋다는것. 회원 대부분이 '아줌마'들이라 2주마다의 모임엔 다들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는 것도 특색있다. 그러다보니 모임 장소도 회원들의 집. 동화를 읽고 토론만 하는 것도 아니다. 학급아이들을 위한 학습방법을 나누고 학급의 문제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건 기본. 자연스럽게 육아정보를 교환하고 서로 삶의 문제를 얘기하기도 한다. 동화라는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모임인만큼 보람도 크다.
"집에서도 애들에게 동화를 들려주고 그 동화를 바탕으로 놀이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합니다. 평일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모임이지만 남편들도 이 모임만큼은 전적으로 지원해주죠".
지난 10월엔 이 모임에서 전교조 사업단의 한 사업으로 '이상화 문학기행'을 주관하기도 했다. 조만간 대구의 인물을 현장체험학습으로 공부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 동화를 학습에 이용하는 단계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동화비평과 창작에까지 관심의 영역을 넓히려는 욕심도 갖고 있다. 다들 동화처럼 순수한 마음을 이야기하고 토론하면서도 이런 욕심엔 양보가 없다.
박운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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