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테러전쟁-사라진 빈 라덴

미국이 아프간전에서 탈레반군과 빈 라덴의 알 카에다 조직을 궤멸시켰지만 정작 제1 제거 목표였던 오사마 빈 라덴의 행방을 놓쳐 망연자실하고 있다.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등 미 행정부는 빈 라덴을 지구끝까지라도 쫓아 색출해내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정작 그의 소재에 대해서는 정보추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혹스런 미국= 미 합동참모본부 작전부국장 존 스터플빔 해군소장도 국방부 브리핑에서 "우리는 수일전 빈 라덴이 (토라 보라)일대에 있는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지금어디에 있는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그는 또 빈 라덴을 보호하던 탈레반정권의 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의 소재에 대해서도 "우리는 그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면서 "그가 아프간을 떠났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는없으며 아직 칸다하르 부근 지역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일부 조짐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알 카에다 지도자들의 탈출 여부와 관련, "우리는 아직 누구를 확보하고 누구를 확보하지 못했으며 누가 살해됐는지를 가리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부시대통령은 "빈 라덴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는 날이 내일이 될 수도, 한달이 걸릴 수도, 1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그러나 빈 라덴 색출응징은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빈 라덴의 소재=미군 당국은 탈레반 포로들로 부터 10일 빈 라덴을 토라 보라 지역에서 봤다는 증언을 근거로 빈 라덴이 이 지역 동굴에 은신했을 것으로 판단했으나 알카에다 궤멸 이후에도 빈 라덴의 흔적이 나타나지 않아 토라 보라 전투직전 제3지역으로 탈출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군 전략에 관여하고 있는 국방부 고위관리는 "빈 라덴이 토라 보라에 있을 확률은 50대 50이다. 미군과 아프간 군이 동굴을 샅샅이 뒤져서 운이 좋다면 그를 생포할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만일 빈 라덴이 파키스탄이나 이란으로 잠입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정치상황이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 파키스탄의 경우 테러전에 적극 협력한 국가로서 미군이 파키스탄 영토내에서 확전을 하기에는 여러 어려움이 뒤따르는데다 갈등관계에 있는 이란의 경우 더욱 정치적 해결이 힘든 상황이다.

이 경우 미국은 외교적 압박과 함께 무력시위 등을 통해 파키스탄·이란의 협조를 구하는 형식을 취한 후 이들 국가마저 확전대상 후보국가로 포함시킬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소말리아, 이라크 등지에 빈 라덴이 탈출했을 경우 이들 국가에 대한 확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미 미국은 이들 국가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 확전을 위한동기부여에 노력해온만큼 연합군 또는 단독으로 군사공격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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