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 클리닉-마라톤과 수분섭취

마라톤에 참가하면서 탈수에 빠지지 않으려면 달리기 전과 달리는 도중 적당한 양의 물을 마셔야 한다. 그러나 지나친 수분섭취는 금물이다. 과도하게 물을 마시면 저나트륨혈증을 일으켜 오히려 생명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저나트륨혈증이란 혈중에 수분이 너무 많아지면서 염분 농도가 떨어져 수분이 소변으로 배출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운동을 하면 우리 몸에는 항이뇨호르몬이 분비돼 신장으로 혈류 흐름이 늦춰지고 소변 배출량이 줄어든다. 과도한 운동을 하면서 많은 양의 물을 마시면 신체대사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해질(소금)의 혈중 농도가 급격히 감소한다. 피로, 어지러움, 의식혼미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하면 혼수상태가 된다. 저나트륨혈증은 최근 달리기 인구가 급속히 늘면서 아마추어 마라토너들 사이에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휴스턴 마라톤대회에서는 5천여명의 완주자 가운데 21명이 저나트륨혈증을 일으켰으며 14명은 입원치료를 받았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 허만 건강위원회 존 디바인 박사 연구팀에 따르면 42.195km를 완주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저나트륨혈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완주시간이 4시간 20분이 넘는 초보 마라토너는 저나트륨혈증에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 마라톤대회 의무 위원장 루이스 마하람 박사는 최근 뉴욕에서 열린 미국스포츠의학회(ACSM) 연례 대회에서 물을 마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거나, 덥고 습도가 높은 날처럼 평소보다 땀을 많이 흘릴 때 물을 마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하람 박사는 달리기 도중 시간당 800㎖(2잔) 이상 물을 마셔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달리기 전이나 달리는 도중 비스테로이드계열의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저나트륨혈증 위험이 높아진다"며 "주자들은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만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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