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1 지역문화 결산-방송

올해 지역방송계를 결산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말은 '급속한 방송환경의 변화와 지역방송의 미래'로 정리할 수 있다. 방송위원회의 지상파 방송의 위성방송 재전송 허용 등을 골자로한 방송채널정책에 대해 지역방송협의회가 강하게 반발, 심각한 갈등상을 빚는 등 올해 지역방송계는 그 어느 해보다 이슈도 많고, 탈도 많은 한 해였다.

특히 내년 디지털위성방송의 시작을 앞두고 방송위원회의 일방적인 채널정책으로 인해 대구MBC와 TBC대구방송 등 27개 지역MBC와 지역민방으로 구성된 지역방송협의회의출범하는 등 채널정책을 둘러싼 지역-서울간 큰 시각차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지역방송협의회가 방송위의 방송채널정책에 반발해 첫 공동제작 프로그램 '무너지는 고향, 지방은 없는가'를방송하면서 12월 7일을 '지역방송의 날'로 선포하고, 지역채널 사수를 선언한 것은 올해 방송계의 풍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이었다.

올해 지역방송계의 프로그램 제작 관련 가장 큰 이슈는 대구MBC 창사 38주년 특집의 일환으로 방송된 '호랑이 영상'. 삵이냐 호랑이냐 그 진위여부를 둘러싸고 전문가들사이에 논란이 빚어지는 등 많은 화제거리를 낳았다. 호랑이가 확실하다고 믿은 제작방송사측은 서울MBC 전국뉴스 시간에 주어진 시간보다 초과해 호랑이 관련 뉴스를 방송, 문책을 받는 등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날로 인기를 더해가는 대구 MBC의 '텔레콘서트 자유'는 로컬 프로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해 시청자들의 큰 성원을 얻기도 했다.

TBC대구방송의 경우 올해 가을프로그램 개편으로 처음 프로그램 자체 제작비율 30%를 넘어서는 등 지역민방으로서 지역민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서려는 노력을 보이는 등그 어느 때보다 의욕적인 한해를 보냈다. TBC는 지역민방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 지역간 방송교류에도 관심을 갖는 한편 창사 6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대가야' 2부작이 방송위원회 선정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되는등 여러모로 뜻깊은 한해를 보냈다. 한편 KBS대구방송총국의 경우 KBS 2라디오가 지난 11월30일부터 FM(102.3㎒)방송을 시작해 보다 깨끗한 음질로 지역민들의 청취권을 넓히는 등 기간방송으로서의 노력을 보여주었다. 또 KBS포항방송국이 지난 6월로 창사40주년을 맞기도 했다. 이밖에 포항극동방송이 11월초 주파수 FM 90.3㎒로 개국, 청취자의 보다 폭넓은채널 선택권이 가능해진 것도 올해의 큰 수확이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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