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IMF 신중한 경기예측 일리있다

내년도 국내 경기 회복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경제에 대해 다소 '조심스런' 예측을 내놓아 주목받고 있다. IMF는 한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3.2%로 전망, 올 10월에 전망했던 4.5%보다 1.3% 포인트 낮추었으며 이는 한국은행이 전망한 3.9%, 한국개발연구원(KDI)의 3.6%보다 낮은 수치다. 우리 경제의 낙관론에 제동을 건 셈이다.

경제의 앞날을 비관할 필요는 없지만 최근 국내 경제 동향을 보면 낙관론으로 장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긍정적 요인인 소비증가도 소득 증대가 뒷받침되지 않은 '거품'일 가능성이 높아졌고 경제 성장의 엔진인 수출이나 기업의 설비투자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 엔화의 평가절하는 우리 경제에 치명타로 다가오고 있다. 산업연구원(KIEP)에 따르면 일본 엔화가치가 10% 떨어지면 한국 수출은 27억달러, 수입은 8억달러나 줄어 연간 무역수지 흑자 감소폭이 19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기업들은 100엔당 1천73원 정도가 돼야 채산성을 맞출 수 있다고 하는데 이미 1천10∼1천20원에서 움직이고 있어 출혈 수출을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최대 경쟁국인 일본 경제는 당분간 회복될 것 같지 않다. '잃어버린 10년'을 찾기 위해 일본은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막대한 자금을 풀었지만 경기부양에 실패, 평가절하를 마지막 정책수단으로 동원하고 있어 앞으로 절하 속도는 가속화 될것이 뻔하다. IMF도 일본경제가 내년에 마이너스 1.0%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 우리는 세계경제의 동향은 물론 '일본발 위기' 대해서도 중무장 해야한다. 때마침 뉴욕 타임스도 "한국은 금융 분야에선 많은 성과를 이뤘으나 개혁이 후퇴하고 기업의 투명성이 약화돼 외환위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작금의 경제나 정치 분위기로 볼 때 섣부른 낙관론이 자칫 개혁의 펀더멘털을 무너뜨리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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