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엔화 급락, 지역수출 '타격'

"단가와 물량에 합의했던 일본 바이어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지난 19일 급작스레 값을 내려주지 않으면 계약을 미루겠다고 연락해왔습니다"

지역 중견 직물회사인 (주)ㅅ업체 대표는 "일본 엔화가치가 급락하면서 국내 대 일본 수출업체의 타격은 물론 비슷한 품목으로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국내 업체도 해외 바이어들의 단가인하 요구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ㄷ섬유 관계자는 "엔화가치 하락이 장기화할 경우 해외 바이어들과의 계약조건이 나빠져 결국 수출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테 수출업체인 베르디통상의 박광수 대표는 "안경테의 경우 일본 제품의 품질수준이 우리와 차이를 보여 엔저로 인한 피해가 곧바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장기화하면 바이어와의 단가협상에서 크게 불리하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엔화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직물, 안경테, 섬유기계를 비롯한 기계류 등 해외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지역 업체들의 피해가 적잖다.

특히 내년에도 계속 엔화가 하락해 엔저상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내년 하반기로 기대되고 있는 지역경기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대구상공회의소는 20일 '엔화 약세에 따른 영향과 과제'라는 자료를 통해 최근의 엔화 약세로 화섬직물, 안경테, 섬유기계, 일반기계 등의 품목이 수출시장에서 일본의 수출가격 하락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자동차부품이 간접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올들어 10월까지 2억2천만달러를 기록한 대 일본 수출도 가격경쟁력 약화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엔화는 지난 18일 달러당 128.34엔을 기록해 98년 10월 7일 이후 3년 2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한 바 있다.

엔화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내년 엔-달러 환율에 대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130엔선을 넘을 것으로, 메릴린치증권은 135엔으로 내다봤다. 현재 일본은 엔화 약세를 통한 수출확대를 경기회복 중점 대책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상의는 일본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적정환율은 100엔당 1천80~1천100원이라고 밝히고 적절한 환율정책을 정부에 촉구했다. 또 장기적으로 섬유, 안경테 등 대일 주력 수출제품의 고부가가치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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