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우노인 찾는 사랑의 전령사

지속된 경제난이 불우노인들의 고통체감지수를 높이고 있다. 따뜻한 이웃의 손길이 더없이 그리운 불우노인들을 찾아 작은 선행으로 큰 기쁨을 안기는 사랑의 전령사들이 있다.

"살을 에는 한파가 더욱 서러운, 병마에 일어 설 수 없고 보살펴 줄 사람도 없는 비인가 시설의 불우 노인들을 위해 뜻을 모았습니다".

18일 오전 안동 평강의 집. 병고에 지친 노인들을 구완하는 안동시노인간호봉사단(단장.이춘자) 단원들의 손길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얼굴을 닦아 감싸안으면 함께 온 의사가 진료와 투약을 하고 다시 팔과 다리를 주무르기를 수 차례, 기진해 허공만 보던 노인들의 눈가에 이윽고 엷은 미소가 비친다.

지난 5월 안동시내 병의원과 간호대학, 보건소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이 소속 직장별 10개 노인봉사대를 만들어 각기 활동하다 이날 합동 봉사활동에 나선 것.

내년에는 봉사대별로 홀몸노인들과 불우시설 노인들과의 자매결연을 맺고 주기적으로 간호봉사와 위안잔치를 열어 올해 다소 미흡했던 활동을 보완할 계획이다.가톨릭상지대학 봉사대장 김문영교수는 "보다 많은 불우노인들에게 도움을 드릴 요량으로 후원자를 찾아나설 참인데 불쑥 나타나더라도 화답해 주실 것"을 미리 청한다.

단원들은 이날 봉사를 마치면서 시내 병의원에서 근무하는 600여명의 간호사 회원들이 정성어린 회비로 적립한 적잖은 성금을 노인들에게 전했다.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신진교(55) 예천보건소장은 무의탁 노인들은 질환보다 외로움과 소외감을 더 힘들어 하는 것 같다며 지속적인 방문간호로 삶의 희망과 의욕을 심어주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다.

예천보건소 직원들이 군내에 의지할 곳 없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찾아 가정방문 간호사업에 나선 지도 벌써 6년째. 500여명을 대상으로 뇌졸중과 당뇨병 등 급.만성질환 치료와 간호를 하면서 말벗이 되기도 하고 집안 허드렛일 돕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재활치료가 가능한 환자는 보건소 건강증진실을 이용토록 차편도 제공하고 전문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타 의료기관에서 치료할 수 있도록 주선해 성과도 크다.

지난 96년 뇌졸중으로 전신이 마비됐던 박순임(78.예천읍 통명리) 할머니는 이들의 헌신적인 가정방문 치료와 장기 간호로 이젠 병석을 훌훌 털고 일어나 정상생활을 하고 있다.

농촌노인들이 꼭 필요로 하는 일을 묵묵히 하기에 주민들은 보건소직원들을 '사랑과 봉사의 전령사'라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예천.권광남기자 kwonk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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