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한결 같은 꿈이 있다. 요트나 모터보트를 타고 바다를 항해하는 것이다. 그 풍요로운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을 먹고, 바다를 이용해 주말 레저를 즐기는 호주사람들에게 바다는 인생의 즐거움이자 곧 행복이다. 해안에서 수백km 떨어진 내륙에서도 모터보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요트를 실은 트레일러를 매달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고도 휴가철이면 바다로 바다로 몰려든다.
달콤한 생태여행-브리스번
퀸즐랜드의 주도 브리스번. 전형적인 아열대 지역이다. 시드니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1시간 30분 가량 날아간다. 호주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눈부신 청정해변, 그것도 끝없는 장관이 기다리고 있다. TV나 사진으로 한번쯤 봤음직한 골드 코스트(Gold coast)와 선샤인 코스트(Sunshine coast)가 지척이다. 그 중심부는 서퍼스 파라다이스(Surfers paradise). 장장 70km의 황금색 모래해변에 마음을 빼앗긴 여행자는 일단 이곳에 여장을 풀고 나면 다른 도시로 옮기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사실 서퍼스 파라디이스는 호주 갑부들의 별장 휴양지. 그러나 남반구의 여유로운 태양은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구분하지 않는다. 마음마저 빈부를 갈라 놓을 수 없기 때문일까.
서퍼스 파라다이스는 낮과 밤의 색깔이 다르다. 중심부 카빌 애비뉴거리는 낮동안 서핑이나 일광욕을 즐긴 인파들이 휩쓸고 지나가면 밤엔 레스토랑이나 펍(Pub)에서 세계 각지의 여행자들과 맥주병을 들고 눈인사 할 수 있다. 개방적이고 밝은 분위기는 여행자를 들뜨게 만든다. 호텔 디너쇼도 색다른 풍경. 댄서들의 열정적인 춤을 지켜볼 수도 있고, 카지노에서 가볍게 오늘의 운을 한번 시험해봐도 좋다.
브리스번에서 남쪽으로 50분 거리 스트라드브로크 남섬에 있는 코란코브 리조트(Couran cove resort). 북섬은 천연림으로 보존해두고 남섬은 리조트로 개발해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유일한 교통수단인 페리(20분 소요)를 타고 리조트 선착장에 도착하면 호주 특유의 건축양식으로 디자인한 건물이 눈길을 끈다.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다. 바다위로 워터 롯지(물 위에 기둥을 세우고 지은 집)와 빌라형 마린 리조트, 야외풀장, 레스토랑 등이 자리잡고 있다.
코란코브의 독특한 매력은 바로 이코투어리즘(Ecotourism.생태관광). 관광을 통해 생태보호의식을 심어 준다는 새로운 개념의 리조트다. 지난 98년 코란코브를 세운 이는 뜻밖에도 50, 60년대 호주의 스포츠 영웅이자 육상 1만m 세계기록을 수차례 갈아치운 론 클라크다. 56년 멜버른 올림픽의 최종 성화주자이기도 했다.
코란코브는 동식물의 기존 생태환경을 해치지 않게 모든 시설물을 설치하고, 태양열 에너지와 가스를 연료로 사용해 오염요인을 최대한 줄인 것이 특징이라고 리조트 관계자는 설명한다. 그래서인지 섬안의 자전거 800대가 기본 교통수단이고 차는 전동차만 다닌다. 46만평의 섬 대부분은 울창한 원시림이다. 숲길에 잘못 들어서면 방향감각을 잃어버릴 정도. 그 숲속 곳곳에 숙박, 놀이, 편의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숲그늘 속에 숨어 있는 듯한 에코 캐빈은 겉만 보면 통나무로 된 영락없는 오두막집이다. 그러나 그 안은 널찍한 실내에다 가구며 장식이 웬만한 특급 호텔에 뒤지지 않는다. 맹그로브.유칼리투스 잎 향기는 폐속의 탁한 공기를 말끔히 씻어 준다. TV를 켜니 리조트 해안의 바다풍경이 중계된다. 방안에서도 자연을 즐기도록 배려한 것이다.
운동.레저시설도 충분하다. 인공암장, 테니스장에서 실내외 체력단련장까지. 론 클라크는 100m 우레탄 트랙에다 시간을 잴 수 있도록 한 장치를 설치, 누구든 세계기록을 놓고 달리기 시합을 할 수 있게 설계했다. 이 트랙을 달린 최초의 주자는 미국 육상스타 칼 루이스라고 한다.
해질녁 레스토랑 야외 테라스. 빨갛게 물드는 바다를 바라보며 저녁식사를 느긋하게 즐기는 각국의 신혼 부부들. 한 폭의 수채화가 따로 없다. 곧 별빛이 쓰러지는 밤, 평생 기억에 남는 밤으로 가슴에 남지 않을까. 친구의 입소문을 듣고 신혼여행지를 이곳으로 정했다는 김기찬(31.포항시)씨 부부는 "설레는 마음이 앞서기도 했지만 처음엔 겉만 보고 크게 실망했다가 내부시설에 한 번, 자연경관에 또 한 번 놀랐다"며 "가이드마저 쫓아올 수 없는 곳, 어느 누구도 구속하는 사람이 없어 그만"이라고 말한다. 다만 비행기를 갈아 타야 하는 등 오고 가기가 불편한게 아쉽다고 덧붙인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씨월드, 드림월드, 무비월드 등 테마공원은 골드코스트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코스다. 호주식 전통농장은 캥거루 먹이주기, 양털깎기, 양몰이개의 시범, 부메랑 던지기 교습 등 이색적인 체험을 해 볼 수도 있다.
브리스번에서 글.사진 노진규기자 jgroh@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홍준표 대선 출마하나 "트럼프 상대 할 사람 나밖에 없다"
나경원 "'계엄해제 표결 불참'은 민주당 지지자들 탓…국회 포위했다"
홍준표, 尹에게 朴처럼 된다 이미 경고…"대구시장 그만두고 돕겠다"
언론이 감춘 진실…수상한 헌재 Vs. 민주당 국헌문란 [석민의News픽]
"한동훈 사살" 제보 받았다던 김어준…결국 경찰 고발 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