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미래대학-경대 대구대 우선 편입 가능

아침 9시 교무처장실로 들어온 공정택 교수의 하루는 전날 들어온 입학 관련 문의에 답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전화 다이얼을 누르는 손놀림이 어느 때보다 바빴다. "어제 질의하신 자료 찾았습니다. 그 학생에게 가장 적합한 학과는 호텔관광과 같습니다". 의례적인 인사조차 건넬 틈없이 공 교수는 그때부터 호텔관광과의 최근 취업률, 교과과정, 교수들의 전공, 그리고 나아가 교재까지 꼼꼼히 설명했다.

전화를 끊고 물 한 잔을 손에 드는 순간 또 전화벨이 울렸다. 울산지역 한 실업계 고교 입시담당 교사의 전화. 학생 성적이나 적성에 맞춰 가장 입학하기 쉬운 과가 어디인지를 물었다. "학생생활기록부 한 번 펼쳐보실 수 있습니까?". 들어오기 쉬운 학과보다도 입학한 뒤 얼마나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 좋은 진로를 찾아갈 것인가를 먼저 파악하기 위해서다. 때문에 1분이면 끝날 통화시간이 대개 10~20분으로 늘어난다. 그렇게 꼼꼼하게 챙겨서 전화할 필요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예년 경쟁률이나 점수대에 맞춰서 그저 학과 이름만 알려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짧은 전화 한 통이 한 학생의 인생을 좌우하지 않습니까? 긴장을 늦출 수가 없죠.점수에만 맞춰 입학한 학생은 결국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됩니다".

전화하는 틈을 비집고 회의 시간이 공 교수를 기다리고 있다. 올 입시에서 어떤 학생들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2년간 학교 분위기가 달라지는 만큼 최근 들어 교수들이 머리를 맞대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회의 때마다 그는 성적 좋은 아이들보다는 전공에 만족하는 학생들을 모집하는데 주력해 달라고 당부한다고 했다.

대구미래대는 이색 학과가 많기로 전국에서 유명하다. 이런 장점을 최대한 알리기 위해 공 교수는 고교 입시담당 교사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건다.전화받은 교사들은 항상 고마워한다고 했다. 다른 대학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게임과.사진영상미디어과.애니메이션과.인터넷경영과 소개와 진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기 때문.

대구미래대학 졸업생들이 내년부터 경북대나 대구대에 편입할 때 정원의 3% 내에서 우선 편입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재학생들은 경북대에 개설된 학과목을 수강신청해서 들을 수도 있다. 올해 대구미래대가 내건 입시홍보의 핵심 포인트다. 이런 설명을 하면 일부 교사들은 "경북대 분교냐"고 농담을 건네기도 한다고 했다.

"경북대.대구대와 협정을 체결해 우선 편입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험생들의 관심이 대단합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대에 재입학하는 학생들도 많지만 전문대 재학생 중에는 4년제 편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거든요. 우리 학교 졸업생이 편입해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면 편입의 길은 더 넓어질 겁니다".

공 교수는 매일 밤 10시쯤 퇴근한다. 하루 종일 전화에 매달려 입시상담과 홍보를 하느라 밀린 서류를 검토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류 대부분은 신입생들이 들어온 뒤 얼마나 알찬 수업을 제공할 수 있을 지 결정하는 것들이다.산업체와 교육과정 협의, 해외대학 및 해외산업체와 신학기 교류업무, 기숙사 준비, 교수 초빙 등 입시 업무와 함께 신입생들의 미래도 더불어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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