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개헌논의로 부쩍 달아오르고 있다. 내년 양대 선거를 중심으로 개헌론이 본격 대두되고 그렇게 되면 자연 정계개편이 가시화될 것이란 시나리오가 이미 상당한 반향을 얻고 있다. 여기다 최근 한광옥 민주당 대표를 비롯 김종필 자민련 총재, 김윤환 민국당 대표와 여야 재야출신 개혁성향 의원들도 서로 손바닥을 마주치며 개헌론 군불 지피기에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21일 "지금 개헌론이나 들먹일 때인가"라며 경계심을 감추지 않고 있으나 당내부에서조차 개헌론이 흘러나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불지피기=민주당 한 대표는 지난 20일 대표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에서 "인위적 개헌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내년 대선전 개헌론이 본격 대두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자민련 김 총재도 내용은 다르지만 개헌론을 거들었다. 그는 "내각제를 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누구와도 손잡을 용의가 있다"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내각제를 매개로 한 정계개편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자 이튿날인 21일 민국당 김 대표는 "차기 대통령이 국민의사를 물어 차차기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1인지배 청산, 제왕적 대통령제 배격, 분권적 민주주의 체제를 도입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또 재야출신 여야 의원들의 모임인 '화해와 전진포럼'도 이날 한 토론회에서 개헌론이 내년 대선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견했다. 토론자로 나선 한나라당 서상섭 의원은 "기형적인 5년 대통령 단임제는 빨리 고쳐야 한다"며 4년 중임제 개헌과 30, 40대 중심의 신당 필요성을 거론했다. 같은 당 이부영 부총재도 "내년 지방선거때 중임제 개헌을 국민투표에 부치면 연내에 개헌을 완료하고 새로운 헌법하에서 대선을 치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지난 14일 한나라당 초선의원 간담회에서는 오세훈.김영춘.안영근 의원 등이 이회창 총재에게 직접 4년 중임제로의 개헌을 건의한 바 있으며 당내 대선경선 도전을 선언한 박근혜 부총재도 개헌론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
◇불끄기=한나라당은 21일 민주당 한 대표가 개헌론을 언급하자 "대통령의 의중반영인가"라며 쏘아붙였다. 한 대표의 개헌론 주장은 '단어 이상의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장광근 수석부대변인은 "정권핵심부의 개헌론은 곧 정계개편론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제가 무너지고 갖은 권력비리로 국가기강이 무너지는 판에 집권여당이 개헌론을 들먹일 때인가"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개헌론이 당 내부에서조차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정치권 전체에 공론화의 태풍으로 번지지 않을까 내심 우려하고 있다.당 관계자는 "정권 핵심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겠지만 개헌론이 정치개혁의 핵심과제중 하나라는 점에서 심각하게 검토해야 할 사항임에틀림없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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