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곡수매장 정취 사라졌다

지난 한달동안 계속돼온 칠곡군내 추곡수매가 모두 끝났다. 80년대말 까지만해도 추곡수매장은 잔치마당 그 자체였고 1등급을 받은 농민들은 수매대금을 따지기 보다는 자신들이 한해동안 농사를 잘지었다는 자부심에 어깨를 으쓱 거렸었다.

이맘때면 면소재지 식당들은 농민 손님들로 북적거려 막걸리 단지는 동이났고 뒷방에서는 투전판도 벌어지는 등 농촌이 흥청거리기도했다.

이같은 풍경은 농촌의 낭만 그 자체였다. 그러나 이젠 이같은 낭만은 과거 추곡수매장에 벼를 싣고오던 소달구지 처럼 아예 찾아볼수가없다.

지난주말 칠곡군내 마지막 수매때 지천면 수매장에서 만난 박진락(66.연화2리)씨는 "오늘 60가마를 수매했는데 대금중 이미 절반은 지난봄에 선도자금으로 받아 써버렸고 나머지 돈은 통장으로 입금됐으나 농협 빚도 못가린다"며 한숨지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구미·칠곡출장소 김방교 검사원은"자신은 지난 73년부터 추곡수매검사업무를 했는데 요즘은 수매장에 나온 농민들을 보면 웃는 얼굴을 볼수가없어 농촌의 어려움을 피부로 느낀다"고했다.

농민 이상선(60)씨는 "요즘은 한해 농사를 결산하는 수매때도 농민들은 끼쁨보다는 자녀교육과 생활비 등 걱정으로 우울해하는 농민들이 더많다"고했다.

칠곡.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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