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시인들의 삶의 궤적

이상화.이장희.백기만.이호상.이설주에서 류인서.이채운.이별리까지…. 1920년대에서 2000년에 이르기까지 80년동안 대구에서 시의 삶을 살다갔거나 시작활동을 하고 있는 시인들의 혼이 한권의 책으로 나왔다.

대구시인협회가 이상화 시인 탄생 100주년을 맞는 2001년 세모에 발간한 '대구의 시문학 80년-시인의 초상'(만인사)에는 총 205명의 시인들이 800여쪽에 실려있다.

작고 시인과 현역 시인으로 나누고 시인들을 10년 단위의 연대기로 묶은 '시인의 초상'은 서예가 김양동이 쓴 표제 그대로 대구 시인들의 삶의 궤적과 시적 여정을 담은 흑백영화의 한 장면 장면이다.

등단순을 우선으로 해서 연장자.성씨별 가나다순으로 엮은 이 책은 대구시인들의 어제와 오늘 모습과 문학활동 관련 사진을 모으고 육필시와 서명, 간단한 약력과 대표작품까지 곁들여 시인들의 참된 면모를 가감없이 드러냈다.

불굴의 민족 저항시인도 치열한 모더니즘 시인도 시적 순결성 추구와 우리말에 대한 끈질긴 탐구와 시정신으로 읽어내는 냉철한 현실인식 만은 한결같아 보인다. 70~90년대에는 새로운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개성있는 시세계를 꽃피운 시인들이 많았고, 90년대에 들어와서는 시인들이 부쩍 늘어난 것도 읽을 수 있다. 우리 문학사에 우뚝 선 거봉들을 숱하게 배출한 대구의 자랑스런 시사(詩史)이다.

박정남 대구시인협회장은 "대구 시인들의 초상을 시대별로 엮어놓고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곳곳에 작고 아담한 시비가 즐비한 문화도시 대구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대구시인들은 시의 진정성에 더욱 충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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