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건보재정 분리안 단독처리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한나라당에 의해 단독 처리 됨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예정된 건강보험 직장.지역 재정통합이 사실상 무산되게 됐다. 한나라당은 개정안을 내년 초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지만 분리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함에 따라 정부측의 재정통합작업은 중단되게 됐다. 민주당은 "재정 통합이 무산되면 제도적 혼란 등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내년 초 법사위와 본회의 처리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이날 상임위에서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7명이 불참한 가운데 소속의원 8명으로 5분만에 표결 처리했다. 당론에 반대하던 김홍신 의원은 사전에 박혁규 의원으로 교체됐다. 한나라당 전용원 위원장은 표결처리 후 "국민을 위한 선택"이라고 했고 이재오 총무는 "개정안의 본회의 처리가 내년 1월1일을 넘기더라도 상임위를 통과한 만큼 행정부는 재정 통합안을 수용하지 않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표결 처리 직후 "의원은 거수기가 아니다. 당론이라고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기본원칙에 어긋난다"는 내용을 성명서를 내고 국회 의원회관에서 항의 농성에 들어갔다.

이에 민주당은 "개정안의 상임위 통과가 실제 법적 효력은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상수 총무는 "지난 99년 여야가 의보 통합에 합의한후 500여억원을 들여 통합준비를 해왔는데 이제와서 재정을 분리한다는 것은 부작용이 상당할 것"이라며 "내년 임시국회에서 본회의 통과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교원정년 연장법안을 강행 처리하려다 비난 여론으로 본회의 처리를 사실상 포기한 선례를 들며, 여론 압박을 통해 건보 재정 분리안을 무산시킨다는 복안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한 관계자는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법 효력 발생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여기에다 재정통합론자인 시민단체.민노총과 분리론자인 한노총간의 갈등까지 잠재돼 있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상임위에서 지역의보 재정의 절반을 국고와 담배부담금으로 지원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 재정건전화 특별법과 국민건강증진법은 여당 불참을 이유로 처리하지 않았다.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은 성탄절인 25일을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보냈다. 건강보험 재정분리라는 당론에 반대하다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축출'당한 데 따른 농성을 이틀째 계속한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농민단체들의 격려방문을 받았으며, 이에 앞서 전날밤 한나라당 이부영.김원웅.서상섭, 민주당 이미경.이재정.김태홍 의원을 비롯, 민주노총, 건강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의 방문을 받고 향후 '투쟁' 방법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만섭 국회의장도 관계자를 보내 "건강을 생각해 농성을 조기에 마쳤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이 건강보험 재정분리를 강행한 것은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이라며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안을 강행처리한 것은 갈등만 증폭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농성을 언제까지 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했으나 상황을 봐가며 농성보다 더욱 강도높은 투쟁을 전개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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